• 아시아투데이 로고
발리 관광수입 끊겨 아사자 속출 “기적을 기다릴 뿐”

발리 관광수입 끊겨 아사자 속출 “기적을 기다릴 뿐”

기사승인 2020. 11. 23. 16:2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코로나 19로 관광수입 급감
관광 산업은 발리 노동 인구의 약 70%를 고용
2020-11-23 171629
발리 쿠타의 유흥업소 거리에 있는 업소들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사진=디안 리알디 제공)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최근 수백 명이 굶어 죽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관광수입이 끊기면서, 경제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매년 연말이면 관광객들이 넘쳤던 주요 관광지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다. 서호주의 일간지 웨스트오스트레일리아 타임스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발리의 위기를 다룬 기사에서 많은 발리 사람들이 기적을 기다릴 뿐이라고 전했다.

지난 4월 국경 폐쇄로 관광산업이 폐쇄되면서, 발리 경제는 수조 원 규모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실업률은 7.5%로 나타나지만 비영리 단체들은 실업률이 최대 80%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한다. 상황이 너무 심각해져서 몇몇 사람들은 그들의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자동차, 오토바이, 사업체, 개인 소지품을 팔고 있다.

호주 자선단체 직원인 아만다 리알디는 영양실조에 걸려 침대에서 거의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났다면서, 그들이 가족들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선단체 직원은 90세의 시각장애인이 몇 주 동안 쌀만 먹고 살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산모들이 분유값을 지불하지 못해 아기에게 물을 먹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다니던 직장이 폐업한 울란다리씨는 아이들에게 쌀과 케첩만 먹일 정도로 힘든 날을 보내고 있다. 우유는 한 달에 며칠밖에 살 수 없는 사치품이 되었다. 그는 “가끔 아이들이 우유를 달라고 할 때 진실을 말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가장 어려운 점은 대출 문제로 은행과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을 아이들이 듣고 울면서 우리를 마주할 때”라고 하소연했다.

그녀는 대출금을 낼 수 없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오토바이 한 대를 팔아야 했다. 울란다리 씨의 남편은 가끔 9시간 동안 강도 높은 노동을 하고 우리돈 만원 정도의 보수를 받는다. 지금은 이 수입이 가족의 유일한 생계수단이다.

덴파사르에서 운전기사 겸 관광가이드로 일했던 카데크 타루칸씨는외국인과 비영리 단체의 식량과 현금 기부에 의존한다. 지난 4월 국경이 폐쇄되면서 월 오십 만원 정도의 수입을 잃은 그는 ”기적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덴파사르의 상글라 병원의 간호사인 타루칸 씨의 아내는 한 달에 25만 원 정도를 벌지만, 그것으로는 청구서, 학비, 식비 등을 거의 감당하지 못한다.

주로 클럽이나 술집이 몰려있어 수많은 관광객으로 가득 찼던 쿠타, 세미낙, 우버드의 번잡한 메인 스트립은 텅 비어 있다. 교통체증이 심해 보통 1시간 정도 걸리곤 했던 덴파사르에서 캉구휴양촌까지 가는 길은 이제 20분이 채 안 걸린다.

관광 산업은 발리 노동 인구의 약 70%를 고용했고 약 10조 원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2019년에 호주인들은 거의 2조5000억 원을 썼고, 중국 관광객들이 약 1조5000억 원을 지출했다. 코로나 19는 지난 2017년 아궁산 폭발과 2018년 롬복 지진으로 인한 피해에서 지역사회가 가까스로 회복되기 시작하고 있는 와중에 발생했다. 관광 이외에 뚜렷한 수입이 없는 발리 경제는 지금 기적만을 바라고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