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우리은행 임원 줄줄이 임기 만료…권광석 행장 색깔낼까

우리은행 임원 줄줄이 임기 만료…권광석 행장 색깔낼까

기사승인 2020. 11. 25.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부행장 등 15명 재정비 필요
행장 임기도 내년 3월 종료
그룹에서 인사 최종조율
KakaoTalk_20201027_092555589
권광석 우리은행장./사진출처=우리은행
내달 우리은행 임원 23명 중 14명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권광석 표’ 인사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올해 3월 취임한 만큼 이번 연말 인사가 사실상 권 행장의 온전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다만 권 행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되는데다, 권 행장의 인사안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게 컨펌을 받아야 하는 만큼 색깔을 내기에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12월 임기 만료를 앞둔 임원이 부행장(3명), 부행장보(10명), 상무(1명) 등 총 14명이다. 사외이사와 비상임이사를 제외한 전체 임원 23명 중 56%에 달하는 수치다. 우리은행은 12월 중순 이후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인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권 행장의 경영스타일을 살펴볼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2월과 6월에도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인사에서는 권 행장의 색깔을 보여주기엔 부족했다. 2월 인사는 권 행장 취임 전에 이뤄진 인사였고, 6월 인사는 재배치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연말 인사에서는 권 행장이 자신과 호흡을 맞출 임원들로 인사안을 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우리은행 임원들의 임기는 ‘2+1’의 형태다. 현재 임기 만료를 앞둔 3명의 부행장 모두 이미 임기 3년을 채운 상태다. 나머지 10명의 부행장보는 올해 2월 임기가 시작됐지만 이동이나 승진 가능성도 있다. 권 행장은 6월 인사에서도 부행장보가 담당했던 개인그룹장 및 기업그룹장을 상무에게 맡겼다.

다만 이번 임원 인사에서 권 행장이 자신의 색깔을 나타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 행장의 임기도 내년 3월이면 끝나기 때문이다. 애초에 권 행장에게 부여된 임기는 1년이었다. 우리금융은 작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위기의식을 갖고 조직을 재정비하라는 차원에서 권 행장에게 1년 임기를 부여했다. 하지만 타행들이 행장에게 2년을 부여하는 것을 감안하면 권 행장이 자신의 경영스타일을 구축하고, 조직을 재편하기에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역시 1년이라는 시험대를 거쳐 연임을 통해 3년의 임기를 받았다. 권 행장은 고객신뢰회복, 조직안정, 영업문화혁신이라는 과제를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권 행장 입장에서는 자신의 임기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대적인 임원 인사를 하기엔 운신의 폭이 좁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더구나 부행장, 상무 등 우리은행의 임원 선임 프로세스를 보면 은행장이 선임 하지만 선임 전 그룹과 의견조율을 거치도록 되어있다. 이는 올해 2월 손 회장이 은행장 겸직을 떼면서 내부규정을 변경을 했기 때문이다. 권 행장이 은행 임원을 선임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손 회장의 의중이 반영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등 타 금융그룹은 자회사 CEO의 경우 그룹에서 인사를 총괄하지만 자회사 임원들은 자회사 CEO에게 전권을 주고 있다. 신한금융도 올해 5월 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의 경영진 선임 범위를 CEO급으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하면서 임원 인사 권한은 자회사 CEO에게 부여했다. 또 자회사 CEO들이 자신과 함께 호흡을 맞춰나갈 임원들을 선임할 수 있도록 임원 인사 이전에 자회사 CEO들의 임기나 연임을 확정해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연말 인사에 대규모 이동이 있는 만큼 이번 인사에서는 권광석 행장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에서 최종 검토하는 구조이다보니 행장의 인사 권한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결국 회장이 행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