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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신동빈과 비밀 회동…무슨 얘기 나눴나

정의선, 신동빈과 비밀 회동…무슨 얘기 나눴나

기사승인 2020. 11. 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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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 롯데케미칼 사업장 방문
자동차 내외장 부품 개발하는 곳
배터리 등 현대차에 적용 가능성
'모빌리티 육성' 시너지 기대감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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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만나면서 미래차 구상에 방점을 찍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회동한 데 이어 신 회장까지 만나면서다. 그동안의 회동이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면 이번에는 소재 부문에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다.

특히 이번 만남으로 정 회장은 국내 5대그룹을 연결해 그룹 간의 협력 강화에 중심에 서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젊은 총수들 간의 만남을 통해 아버지 세대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협력으로 시너지를 극대화 시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오후 3시50분께 경기도 의왕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의왕사업장을 방문해 신 회장과 회동했다. 신 회장은 약 10분 전 사업장에 먼저 도착해 정 회장의 방문을 맞이했다. 두 총수의 만남은 약 한 시간 가량 진행됐고, 정 회장과 신 회장은 나란히 오후 4시50분께 사업장을 떠났다. 이날 만남은 극비로 진행된 만큼 두 총수 간의 만남 성사 여부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롯데케미칼의 첨단소재 의왕사업장은 롯데가 2016년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인수한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를 롯데케미칼에 흡수시킨 곳이다. 주로 자동차 내외장재로 많이 쓰이는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카보네이트(PC) 등 고기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에 대한 연구개발(R&D)가 이뤄지고 있다. 롯데는 이곳에서 범용 화학제품 중심의 화학 부문 포트폴리오를 고부가가치 신소재로 확장시키고 있다.

정 회장이 전기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가볍지만 내구성 좋은 고기능 첨단소재가 새로운 핵심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롯데케미칼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초 롯데케미칼은 앞으로 첨단소재 부분에서 현대차를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협업을 가속화해 모빌리티 사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롯데그룹 차원에서 체질개선을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전기차 소재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프라이빗에쿼티가 두산솔루스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하는 펀드에 2900억원을 출자했다. 롯데알미늄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데, 2차전지용 양극박 중심 투자를 확대하기도 했다.

이번 두 총수의 만남으로 모빌리티 사업 계획이 구체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만남에서 미래차 첨단소재, 전기차 배터리 신소재 등과 관련해 두 그룹 간의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선진국은 앞으로 친환경차 판매는 물론이고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등 총괄적인 배출량을 규제하려고 한다”면서 “소재 개발은 한두 해에 결정되는 것이 아닌 만큼 저공해 소재를 넘어 무공해 소재 등 현대차와 롯데 간의 시너지 효과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배터리 소재가 녹아내리는 등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소재 변화를 통한 배터리의 안정성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면서 “소재가 완벽해질수록 완충에 가깝게 충전할 수 있고, 주행거리도 늘어날 수 있어 배터리 소재에 대한 논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젊은 총수들 간의 활발한 만남을 통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국내 기업들 간의 시너지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정 회장이 있다는 평가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모빌리티는 미래 먹거리의 시작점이지만 모든 것을 현대차가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면서 “이전 세대에서 기업 간의 협력은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젊은 총수들은 이런 부분에서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함께 조율하고, 공동개발하면서 여러가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 회장은 지난 5월 삼성 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이 부회장과 만남을 시작으로 이날 신 회장과 만나면서 5대그룹 총수와 모두 만나 미래차 분야에 대해 논의했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전장과 배터리, 신소재 뿐만 아니라 유통도 중요한 요소인 만큼 이번 정 회장과 신 회장의 만남으로 국내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교수는 “외국계 기업과의 협력에는 원천기술 확보가 제한되면서 정부의 투자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국내 총수들간의 협력을 통해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투자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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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탄 차량이 25일 오후 3시50분께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의왕사업장에 진입하고 있다(왼쪽). 정 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약 1시간 가량 회동한 후 4시50분께 사업장을 떠났다. /사진=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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