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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아들 “아버지 아직 병원에 입원 중…기적 일어날지도 몰라”

이외수 아들 “아버지 아직 병원에 입원 중…기적 일어날지도 몰라”

기사승인 2020. 11. 26.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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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인스타그램
뇌출혈로 쓰러진 뒤 투병 중인 이외수 작가의 아들이 SNS를 통해 부친의 투병기를 전했다.

26일 오후 이외수 작가의 인스타그램에는 아들 이한얼씨가 올린 장문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이한얼씨는 "아버지는 아직 병원에 입원중이세요. 날이 추워져서 인지, 열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지만,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분들이 주의 깊게 봐주고 계신 덕분에 잘 버티고 계시는 중입니다"라고 근황을 알렸다.


또한 "사실 오늘은 어머니 아버지의 결혼기념일 입니다. 76년도에 결혼을 하셨으니 올해로 44년째이시네요"라고 밝혔다.


특히 이한얼씨는 "얼마나 오랜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야할지 모르겠지만,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우리 가족들 모두 끝까지 잘 버텼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환하게 웃으며 가족 사진 한 번 찍었으면 좋겠네요. 기적이 일어날지도 몰라요"라며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이외수씨는 2014년 위암으로 수술을 받았으며 지난 3월22일 뇌출혈로 쓰러져 응급 수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외수 인스타그램 글 전문>


안녕하세요. 큰아들 한얼입니다.


아버지는 아직 병원에 입원중이세요.
날이 추워져서 인지, 열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지만,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분들이 주의 깊게 봐주고 계신 덕분에 잘 버티고 계시는 중입니다.

사실 오늘은 어머니 아버지의 결혼기념일 입니다.
76년도에 결혼을 하셨으니 올해로 44년째이시네요.
아버지는 어머니를 위해 일 년에 딱 두 번의 이벤트를 하셨었어요.
어머니의 생일이과 결혼기념일이었죠.
아버지는 이벤트에는 많이 서투셨어요.
어머니를 위해 밤새 미역국을 사골 우려내듯 끓이셨지만, 정작 밤새 부엌을 들락거리며 불조절을 해야 했던건 어머니셨죠.
가끔 본인 결혼기념일도 깜빡 깜빡 하셔서 귀뜸을 해드려야 했었는데,
하루는 급하게 선물을 준비하느라 동네 가게에 가서 구해온게 사탕 반지였어요.
본인도 무안한걸 아셨는지, “여보 먹는 다이아 반지야 다음에는 진짜 다이아반지를 사줄게” 라는 카드를 함께 남기셨는데,
어머니는 이게 뭐냐고 툴툴 거리셨지만,
아직까지도 그때의 카드와 반지를 간직하고 계신걸 보면 그래도 아버지가 밉지만은 않으셨던 모양이에요.

올 결혼기념일은 그마저도 못하시는 상황이니
누워계신 아버지나 그런 아버지를 바라보는 어머니나
그 마음이 참 쓸쓸 하실 것 같아 이렇게 아버지 대신 글을 남겨 봅니다.

일찍이 당신의 어머니를 여의고, 할머니 손에서 자라오셨던 아버지는 아마도 가족의 사랑이 무엇인지 잘 모르셨을거에요.
그런 아버지와 함께 가정을 이루느라 어머니는 많이 외로우셨을테지요.
돌이켜 보면 유난히도 우여곡절이 많은 우리 가족이었어요.
지난 44년간 어머니가 겪으셨던 고생과 외로움이 얼마나 크셨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네요.
자식인 저조차도요.
그래도 우리 가족이 무너지지 않고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건 어머니 덕분이에요.
어머니도 요즘 많이 편찮으셔서 본인 몸 가누기도 힘드실텐데,
진통제를 먹어가며 아버지 곁을 지키는 모습을 보며
가족이 무엇인지 많이 배우고 있어요.
진심으로 어머니께 감사를 드려요.
그런 어머니를 선택하신 아버지께도 감사 드리고요.

얼마나 오랜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야할지 모르겠지만,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우리 가족들 모두 끝까지 잘 버텼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환하게 웃으며 가족 사진 한 번 찍었으면 좋겠네요.
기적이 일어날지도 몰라요.
우리 조금만 더 힘내요.
사랑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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