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읍과 북면을 연결하는 터널 내부 인도에 먼지가 더미가 쌓여 있으며 건설 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철근과 폐자재가 널부러져 있다./조준호 기자
경북 울릉군의 터널이 폐자재와 먼지로 가득해 이곳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0일 울릉군과 주민 등에 따르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민들이 이웃과의 접촉이 적은 항만시설이나 산, 도로 등을 활용한 야외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울릉읍과 북면을 잇는 터널 역시 최근 이용하는 주민들이 늘었고 언제부턴가 알 수 없는 많은 분진과 지독한 매연 등이 고스란히 터널 내부 인도쪽에 쌓여 불쾌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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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읍과 북면을 잇는 터널 내부에 누군가 먼지더미에 ‘먼지’라는 글을 적어 놓은 모습. 먼지가 쌓여 있는 바닥에 발을 밟으면 고스란히 신발 자국이 남을 정도다. /조준호 기자
실제 이곳 터널 인도를 걸어본 결과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바닥에 쌓인 먼지가 흩날렸다. 터널 인도 중간에 소복히 쌓인 먼지더미에 눈군가 ‘먼지’라고 적어둔 글자가 눈에 띄었다. 터널 중앙부로 갈수록 더 심각했다. 바닥에 발을 옮기면 고스란히 신발자국이 남을 정도로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여기서 만난 주민 A씨(울릉읍·50)는 “지난해에도 먼지가 너무 많아 안 나오다가 올해는 청소돼 있을 것이라 생각해 와봤는데 먼지는 말할 것도 없이 차도에서 날려온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까지 쌓여 있다”며 “인도 손잡이나 벽면타일에 옷이나 손이 스치면 먼지범벅이 될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터널 시설물 관리는 공식적으로 경북도 남부관리사업소가 맡고 있다”며 “터널 차도 청소는 한번씩 울릉군이 진행하고 있지만 인도 청소는 지금까지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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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서면의 터널 인도에 태풍때 바다에서 밀려온 바위와 건설폐기물이 점령해 있는 모습. 이 때문에 주민들은 위험천만하게 차도로 보행해야 한다./조준호 기자
상황은 서면 쪽 터널 인도에서 더 심각해진다. 올 여름 태풍으로 발생한 건설 폐기물이 쌓여 있고 길이 망가져 인도 기능을 아예 상실했다. 이 때문에 보행자는 위험천만하게 차도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군 관계자는 “태풍 피해 복구가 진행되면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혀 기약없는 기간 동안 주민들은 교통사고 위험을 감내해야 한다.
주민 B씨(북면·43)는 “청정한 울릉도로 관광 오라고 하면서 관광객이 혹시라도 볼까 두렵고 창피하다”며 “울릉군은 안전사고라도 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청소하고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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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서면의 터널 인도가 파손된 모습. 이 때문에 보행자는 차도로 통행해야 한다. /조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