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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녹십자 3세경영 본격화 될까…허일섭 회장, 목암연구소 지분 매각 배경은

[마켓파워] 녹십자 3세경영 본격화 될까…허일섭 회장, 목암연구소 지분 매각 배경은

기사승인 2020. 12.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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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준 녹십자홀딩스 사장 승진
그룹 경영권분쟁 논란 해소
허 회장 지분매각 논란도 일단락
내년 3월 임기 연임할까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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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GC녹십자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 논란이 사드라드는 분위기다. 오너3세 허용준 녹십자홀딩스(GC) 사장이 승진하면서다. 형인 허은철 GC녹십자 사장과 함께 이끌어 가는 ‘3세 형제경영’ 체제가 구축됐다는 평이다. 허은철·허용준 사장형제는 허일섭 현 GC녹십자 회장 친형인 고(故) 허영섭 전 회장의 아들이다. 그룹 수장이 조카들에게 차기 경영권을 넘기는 이례적인 경영승계 사례가 될 전망이다.

허 회장의 지분매각 행보 논란도 일단락됐다. 이달 녹십자 지분을 내놓은 데이어, 허 회장이 이끄는 목암생명과학연구소(이하 목암연구소)가 쥐고있던 녹십자홀딩스 지분 190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녹십자그룹의 지배구조는 ‘오너 일가와 공익재단→녹십자홀딩스→녹십자’로 이어진다. 주식을 팔아 확보된 현금으로 허 회장이 녹십자홀딩스와 같은 우호지분을 확대할 것이란 지적이 나왔던 이유다. 하지만 이번 승진인사로 후계구도가 가시화되면서, 목암연구소 자체 연구비 대출 상환을 위해 지분을 처분한 것이란 분석에 힘이 쏠리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녹십자그룹 목암연구소는 지난 25일 녹십자홀딩스 50만주를 블록딜(대량매매) 방식으로 매도했다. 약 190억원 규모다. 목암연구소의 녹십자홀딩스 지분은 9.79%에서 8.73%로 1.06%포인트 줄었다. 목암연구소는 허 회장에 이어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해 왔지만, 이번 블록딜로 3대주주가 됐다.

목암연구소 블록딜이 공시되자마자, 업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허 회장이 녹십자 3만주를 매도한지 2주만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현금화된 지분이 허 회장의 그룹 지배력 확보에 쓰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논란은 지난 1일 그룹 승진인사가 나면서 불식됐다. 허용준 사장이 녹십자홀딩스의 수장으로 승진했다. 녹십자홀딩스는 녹십자 지주사로, 그룹 기둥역할을 맡고 있다. 허 회장의 아들인 허진성 녹십자바이오테라퓨틱스(GCBT) 상무에 대한 별도의 인사는 없었다. 업계에서는 녹십자 기틀을 故 허영섭 전 회장이 일궜던 만큼 허 회장이 형의 아들들에게 경영권을 쥐어준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허용준 사장은 녹십자를 이끄는 허은철 사장과 함께 형제경영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다.

그렇다면 목암연구소가 블록딜을 단행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녹십자 관계자는 “목암연구소는 영리기관이 아니다”라며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현금화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녹십자홀딩스 주가는 한달만에 20% 급상승했다. 허 회장이 지난 10일 매도한 녹십자 지분 3만주도 주식담보대출 상환목적으로 처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녹십자의 2일 종가는 3만6600원으로, 지난달 2일대비 한달만에 55% 뛰었다.

관건은 향후 허 회장이 연임할지 여부다. 허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이제 형제경영 체제가 구축된 만큼 아직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다. 허 회장이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경영승계를 이어갈지 귀추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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