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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수능]사상 최초 ‘코로나 수능’ 종료…수험생들 “홀가분하면서도 아쉬워”

[2021 수능]사상 최초 ‘코로나 수능’ 종료…수험생들 “홀가분하면서도 아쉬워”

기사승인 2020. 12. 0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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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초고등학교 정문 앞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마칠 시간에 맞춰 수험생들 학부모들이 마중나와 있다. /사진 = 천현빈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 한파가 찾아온 가운데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일 전국 1241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시험장 주변은 한산한 분위기였다. 매년 수능을 치르는 날이면 다양한 응원전이 펼쳐졌던 풍경이 올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라진 탓이다.

다소 이른 시간인 오전 7시께부터 이화여자고등학교를 비롯해 여의도고, 여의도여고 등 시험장으로 수험생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응원전은 없었지만 수험생들을 향한 부모님들의 간절한 마음은 여전했다. 마스크를 쓴 채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들에게 학부모들은 응원 대신 포옹으로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가 건물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수험생 손을 잡고 데려다주던 A씨는 “마음 편하게 먹고 부담 갖지 말고 다녀오라고 했다”며 “이번 수능을 준비하면서 여러모로 어려움을 많았을텐데 다른 말들은 부담이 될 것 같아 많이 하지 못하겠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상 처음으로 치뤄지는 코로나 수능이다보니 마음 한켠엔 불안감도 자리하고 있었다. 딸을 시험장으로 들여보낸 뒤 귀가하던 B씨는 “아무래도 마스크 쓰고 시험을 치르는 만큼 부담이 많이 될 것 같아 떨지 말고 하던대로 하면 된다고 격려했다”며 “수능을 잘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마스크를 벗지 말라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4교시 탐구영역 시험을 마칠 무렵 시험장 교문 앞 풍경은 자녀를 마중나온 부모들이 속속 몰려들면서 짧게 인사만 나누던 오전과는 정반대 분위기가 연출됐다. 교문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부모들을 발견한 수험생들은 뛰어 오면서 품에 안기기도 했다. 부모들은 말없이 자녀들을 꼭 안아주면서 고생했다고 토닥여줬다.

아들을 마중나온 C씨는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수능을 준비하던 아들이 많이 예민해지면서 대화도 많이 나누지 못했다”며 “가족끼리 외식을 하고 싶지만,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는 만큼 맛있는 집밥을 차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수능을 치르고 나온 한 수험생은 “일년 내내 마스크를 쓰고 다녀서 그런지 시험을 치르는 동안 크게 불편한점 은 없었다”며 “다만 한교시가 끝날 때마다 환기를 한다고 창문을 열어 추위에 집중력이 조금 떨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수능이 끝나 홀가분해 하면서도 마음 한켠에 남은 아쉬움을 토로하는 수험생들도 적지 않았다. 교문 앞에서 만난 D군은 “너무 홀가분한데 뭔가 수능을 위해 1년간 달려온 것을 다 털어버렸다는 느낌은 없는 것 같다”며 “오늘 마음껏 놀고 싶은데 9시면 다 문을 닫으니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는 친한 형누나들이랑 간단하게 햄버거나 편히 먹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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