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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 더 쌓아라” 금융당국 권고에 금융그룹 고민 커져

“충당금 더 쌓아라” 금융당국 권고에 금융그룹 고민 커져

기사승인 2020. 12.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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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부실 우려로 충당금 추가 적립 요구
금융권 "선제적 충당금 충분…내년 경제 전망도 고려"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충당금 추가 적립’을 요구하면서 금융그룹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과 부실 이연 우려 등을 근거로 추가 충당금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금융그룹은 올해 2~3분기에 선제적으로 쌓았던 충당금이 충분한 데다 내년엔 코로나19 백신 등으로 경제 회복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4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대책과 관련해 “적응할 시간을 두는 연착륙 방안이 필요하다”며 “(금융사도)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위험을 선제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부터 이달 4일까지 금융권에서 이뤄진 대출 만기 연장 규모는 115조4000억원에 달한다. 금융위는 금융지원 정책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금융권에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은 선제적으로 충분한 충당금을 쌓았다는 입장이다. 5대 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충당금은 3조3753억원으로, 작년보다 1조4000억원가량 더 쌓았다. 신한금융이 1조504억원을 쌓았고, KB금융 7540억원, 하나금융 6980억원, 농협금융 4409억원, 우리금융이 4320억원을 전입했다. 이 중 코로나19 관련 충당금만 1조368억원이다. 금융당국도 지난 9일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회의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의 위기감내능력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금융권이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음에도 금융당국이 추가 적립을 요구하면서 고민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충당금을 과도하게 쌓다 보면 그만큼 수익성은 뒷걸음질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내년 경제 상황은 올해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점도 충당금 수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최근 영국 등 국가에서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며 내년 글로벌 경제와 우리나라 경제가 모두 회복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GDP 성장률이 올해 -1.1%를 기록한 후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3.0%, 2.5%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져 내년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추가 충당금을 쌓을 필요가 없다”며 “금융당국의 요구가 의무적인 사항이 아닌 만큼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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