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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이어 갤럭시카?”…車업계가 본 ‘삼성 전기차’ 등장 가능성은

“애플카 이어 갤럭시카?”…車업계가 본 ‘삼성 전기차’ 등장 가능성은

기사승인 2021. 01. 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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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연평균 20% 성장…10년후 4000만대
애플·LG 필두로 자동차·전자·IT 업종간 영역 파괴
전장사업 힘주는 삼성…완성차 시장 재진출설 부인
車업계 "경제성 보장시 5~10년내 삼성 진출 가능성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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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가칭)’ 콘셉트의 3D 렌더링 이미지./사진 = 렛츠고디지털
세계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로 ‘전기차 대중화’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된 올해 초부터 업계의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기업은 테슬라가 아닌 애플과 LG다. 지난해 말 애플이 테슬라의 독주를 막기 위해 3년 내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LG도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사 마그나와 1조원 규모의 합작사를 출범하며 전장 사업에 승부수를 띄웠기 때문이다. 특히 LG는 애플과 달리 제조와 IT 부문에서 모두 경쟁력을 갖춘 데다 일명 ‘애플카’에 부품을 공급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전기차 경쟁구도 재편의 열쇠를 쥔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그동안 현대·기아차, 토요타와 같은 내연기관차 전통강자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을 통해 신흥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와 구글, 아마존 등 IT 기업을 견제해왔다면 애플과 LG의 전기차 시장 합류를 계기로 업종 간 영역 파괴가 시작된 것이다.

자동차와 전자, 소프트웨어 등 산업 간 경계선을 허물고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 전기차 시장 패권을 둔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는 건 그만큼 전기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큰 탓이다. 전기차 시장이 올해부터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 10년 후면 전체 자동차 판매의 절반 수준인 4000만대 달성을 앞둔 점은 이들 기업이 전기차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애플과 LG의 라이벌 기업인 삼성의 전기차 시장 진출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년 전 하만 인수를 통해 전장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구축하고 전기차에 필요한 핵심 부품들을 직접 만들어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이미 보유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보조금 없이도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향후 5~10년 안에 삼성이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는 한편 리콜 등 결함이 발생했을 경우 완성차 업체들처럼 유연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3년 전부터 4대 미래 성장 사업 중 하나로 반도체 중심의 전장 부품을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삼성의 전장 사업은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 부품을 연구·개발하면 하만이 이를 생산해 판매하는 구조로 과거 하만 인수의 주역이었던 이승욱 부사장을 최근 새 전장사업팀장으로 선임하며 사업 강화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특히 삼성그룹의 전자 계열사들이 전기차·자율주행차 핵심 부품에 대한 경쟁력을 갖춘 데다 올해가 전기차 도약의 원년인 만큼 전장 사업의 중요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전기차의 두뇌에 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를 만들고 삼성SDI는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를 생산한다. 또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삼성전기는 차량용 적층세라믹콘덴서를 만들고 있다. 이 중 삼성SDI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도 전기차 시대에 대비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삼성이 전장 사업 강화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전이 현실화되면서 업계 안팎에선 삼성의 완성차 재진출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지난 100년간 엔진 중심 플랫폼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이뤄 철옹성을 구축하고 자동차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전기차의 경우 엔진 대신 모터·배터리가 탑재되고 부품 단순화로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기술력과 과거 자동차 시장에 진출했었던 경험 등은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물론 삼성의 완성차 재진출설은 삼성이 자동차 사업에서 철수한 2000년 이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이슈로 삼성은 전기차 등 완성차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제공 = 현대자동차
자동차 업계 역시 삼성의 사업 구조와 주요 고객사 간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완성차 시장에 직접 뛰어들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삼성이 완성차 시장에 재진출할 경우 수많은 고객사가 삼성을 잠재적 경쟁자이자 위협 요인으로 인식해 최악의 경우 삼성과 거래를 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전기차를 직접 만들어 판매할 경우 완성차 고객사와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돼 주력 사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삼성으로선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기 때문에 우선 전장 사업 육성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기차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고속 성장 성장을 앞둔 가운데 향후 정부 보조금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내연기관차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동등한 위치에 서는 시점이 오면 삼성도 전기차 시장 진출을 저울질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전기차 판매가 연 1000만대를 넘어서는 2023년을 시작으로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영역 파괴가 본격화되는 만큼 삼성전자도 이에 주목할 수밖에 없고 부품 공급을 넘어 전기차를 직접 만들어 판매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의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시기적으로 당장은 아니겠지만, 5~10년 후 정부 보조금이 없어도 될 정도로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가성비 측면에서 동등한 위치에 서고 세계 자동차 판매 9000만대 중 전기차의 비중이 1~2000만대 정도로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삼성도 합류 타이밍을 고민할 것”이라며 “삼성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면 수익성 극대화가 가능하고 모빌리티와 관련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특히 올해가 전기차 중흥기의 시작점이고 전용 플랫폼을 통한 완성도 높은 전기차가 많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삼성도 이에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적이 많아질 수 있고 리콜 등 결함 문제가 발생하면 기존 자동차 제작사처럼 유연하게 대응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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