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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재판!] 법원, ‘가습기 살균제’ SK케미칼·애경 전·현직 경영진 1심서 모두 무죄 선고

[오늘, 이 재판!] 법원, ‘가습기 살균제’ SK케미칼·애경 전·현직 경영진 1심서 모두 무죄 선고

기사승인 2021. 01. 1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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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가습기 원료 'CMIT-MIT' 폐 질환·천식 유발 인과관계 인정 어려워"
"가습기 살균제 참사 안타깝고 착잡…유죄 나온 옥시 사건과는 성분부터 차이"
'가습기 살균제' SK케미칼 홍 전 대표 등 무죄<YONHAP NO-2665>
서울중앙지법은 12일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에 관해 “공소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무죄를 선고받은 홍 전 대표가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
인체에 유독한 원료 물질로 만들어진 가습기 살균제를 유통·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현직 임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12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13명의 선고기일을 열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2018년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던 옥시레킷벤키저의 가습기 살균제 제품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사용해 성분과 폐질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됐지만, SK케미칼·애경산업 등이 제조·판매한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클로로메칠이소치아졸리논(CMIT)·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 성분에서는 그와 같은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동물을 통한 흡입독성 시험 등을 통해 비강 및 후두 등 상기도 염증은 있었지만 천식이나 폐질환을 일으켰다고 입증한 시험은 없었다”며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더라도 CMIT와 MIT 성분이 천식이나 폐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엔 그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실험을 한 교수나 전문가들 역시 변호인의 반대신문이나 재판장의 보충신문에는 어느 누구도 자신들의 실험 결과를 갖고 CMIT·MIT 실험결과가 사망과 상해, 천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지 못했다”며 “향후 추가 연구결과가 나오면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모르겠지만 재판부는 현재 증거로 형사사범 범위 내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홍 전 대표 등은 2002~2011년 동안 CMIT·MIT 등을 원료로 만든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원료 성분이 인체에 유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보고서를 확보했음에도, 추가 실험 없이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것으로 봤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법정 최고형인 금고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날 재판이 끝난 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측은 울분을 토했다. 피해자 측은 “이들이 만든 제품을 사용해 죽어간 숫자가 어마어마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모두가 무죄라고 할 수가 있느냐”며 “국가가 책임지지 않았던 문제이니 재판부도 무죄 선고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앞서 법원이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던 2016년부터 관련한 자료를 숨기고 폐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애경산업 임원진에는 유죄를 선고했던 것을 강조하며 “무엇 때문에 증거인멸을 했겠는가. 그들이 한 행동은 무엇인가 옳지 않은 것들은 감추기 위해서 했던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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