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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①] 김순옥 작가의 악녀들…역대급 광기 ‘펜트하우스’ 김소연

[아투★포커스①] 김순옥 작가의 악녀들…역대급 광기 ‘펜트하우스’ 김소연

기사승인 2021. 01. 1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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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이유리
김소연(왼쪽)과 이유리는 김순옥 작가의 드라마 ‘펜트하우스’ ‘왔다! 장보리’에서 소름돋는 악녀 연기로 호평을 얻었다./정재훈 기자
이른바 ‘막장의 대모’라 불리는 김순옥 작가는 자극적인 소재와 예상치 못한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병도 주고 약도 준다. 김 작가만의 남다른 대본은 물론이고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배우들의 열연 덕분이다.

특히 매 작품마다 등장하는 악녀들의 활약이 한몫했다. 김 작가의 작품 속 최고 악녀는 누구일까. 본지는 드라마·방송 관계자·평론가 등 20명을 대상으로 ‘김순옥 작가의 작품 속 최고 악녀’를 물었다. 그 결과 ‘아내의 유혹’ 김서형, ‘왔다! 장보리’ 이유리, ‘언니는 살아있다’ 손여은, ‘황후의 품격’ 이엘리야, 최근 종영된 ‘펜트하우스’의 김소연 가운데 김소연이 가장 많은 10표를 얻었고, 이유리와 김서형이 각각 6표와 4표로 뒤를 이었다.

김소연
김소연이 ‘펜트하우스’에서 천서진 역으로 변신해 보여준 다양한 표정들이다./제공=SBS
◆ 김소연 - 20년전 ‘이브의 모든 것’ 허영미를 뛰어넘다
김소연은 MBC ‘이브의 모든 것’(2000)에서 허영미 역으로 악녀 연기에 입문했다. 극중 허영미는 불행한 어린 시절을 아나운서로 성공해 보상받으려는 생각에 온갖 악행을 일삼았고, 방송 당시에도 ‘허영미 신드롬’을 일으키며 메이크업과 패션 등 화제를 몰고 다녔다.

20년만인 지난해 SBS ‘펜트하우스’에서는 타고난 금수저로 모두에게 부러움을 사는 천서진 역을 맡아 다시 악녀로 변신했다. 천서진은 부족한 음악 실력을 재력과 집안 배경으로 채우기 위해 가족까지 해치는 ‘최강 악녀’로, 김소연은 섬세한 감정 연기로 캐릭터를 완성했다. 특히 ‘펜트하우스’ 15회는 김소연을 위한 독무대로, 방송 말미 10분동안 몰아친 광기 어린 연기는 역대급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그는 착한 성품을 지닌 배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악역 연기를 할 때만큼은 본래 성격이 의심스러울 정도라는 게 이들의 귀띔이다. 한 관계자는 “김소연이 최고인 이유는 극중 그 모든 과장된 악의 집결들을 최고의 연기력으로 표현한다는 점이다. 자칫 비호감이 될 수 있는 인물들을 보기 싫지 않게끔 소화를 해내는 능력이 있고, 캐릭터에 대한 분석이 무척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왔다 장보리 여민정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에서 그동안의 선한 이미지를 벗고 악녀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제공=MBC
◆ 이유리 : ‘왔다! 장보리’로 선한 이미지 벗다
연말 연기대상의 수상 공식을 깬 배우가 있다. 바로 MBC ‘왔다! 장보리’의 이유리다. 악역으로 최고의 영예인 대상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그는 2014년 방송된 ‘왔다! 장보리’에서 성공을 위해 부모와 자식을 버리는 연민정 역을 맡아 소름돋는 연기로 호평을 받으며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그해 MBC 연기대상에서 주인공을 제치고 대상을 품으며 연기대상 역사를 새로 썼다. 이전까지 악역이 대상을 받은 경우는 없었다.

앞서 ‘반짝반짝 빛나는’ ‘노란복수초’로 악녀 연기의 맛을 본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로 날개를 달았다. 극중 치밀하고 강렬했던 악녀 연기는 방송 당시 소속사로 협박 전화가 쏟아지고, 이유리가 “평생 들을 욕을 많이 먹었다”고 털어놓을 만큼 실감났다.

하지만 연민정이 일으킨 반향이 워낙 컸던 탓일까. 이후 이유리는 “이제까지 연기했던 캐릭터들 가운데 애착이 가는 건 연민정”이라면서도 “‘왔다 장보리’가 끝난 지 6년이 넘었고, 그 사이에 많은 작품을 했는데도 악역으로만 기억되는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 김순옥 작가의 악녀는 이게 다르다!
김순옥 작가는 인간의 욕망을 건드려 악마적 요소를 잘 끄집어내곤 한다.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황후의 품격’ 등에선 선악 구도를 완벽하게 나눴지만, 최근 작품인 ‘펜트하우스’에선 주요 인물 모두에게 골고루(?) 악한 내면을 나눠줬다.

또 ‘호감 만점의 배우들을 캐스팅해 확 바꿔놓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존 이미지의 반전을 노린다. 막장 스토리에 비호감 연기자들까지 더해지면 자칫 시청자들의 반감을 살 수도 있다는 계산에서 비롯된 의도다.

한 방송 관계자는 “김순옥 작가의 악녀들은 단순히 ‘나쁜 짓’만 저지르는 인물이 아닌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있어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게 만든다”라며 “그야말로 배우들을 링 위에 올려 제대로 판을 깔아 준 김 작가는 꾼이고, 저 방면에서는 천재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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