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이석희號 SK하이닉스, 최태원 강조한 ‘파이낸셜 스토리’ 첫장 열었다

이석희號 SK하이닉스, 최태원 강조한 ‘파이낸셜 스토리’ 첫장 열었다

기사승인 2021. 01. 18.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10억 달러 규모 그린본드 발행
여성리더 키우고 ESG경영 강화
최태원 SK회장, 2020 상하이포럼 개막연설<YONHAP NO-2209>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 18일 열린 상하이 포럼에서 글로벌 환경·사회 위기 극복을 위해 ESG 중심의 글로벌 협력 필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사진은 최태원 회장이 2019년 5월 중국 상하이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상하이 포럼 2019’에서 개막 연설을 하는 모습. /SK그룹
‘단순히 돈만 잘 버는 기업이 아닌 인류의 삶과 지구 공통 문제를 풀어가는 꿈을 꾸는 회사.’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시장 2위 SK하이닉스를 이끄는 이석희 사장의 2021년 포부가 10억 달러 그린본드 발행 성공으로 본궤도에 올랐다. 경영 성과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가치도 중시하는 기업으로 인정받겠다는 목표의 첫 발인 그린본드 발행은 시장에서 신뢰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들이 나서서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야한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특명과도 맞닿아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4일 생태환경 복원·에너지 효율화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10억달러(약 1조원) 규모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이번 그린본드에 몰린 전 세계 230여 개 기관투자가들의 주문 규모는 54억달러(약 6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발행 규모를 당초 5억달러에서 대폭 늘렸다. 그린본드 재원은 반도체 산업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수질 관리를 위해 최첨단 폐수 처리장 건설과 용수 재활용 시스템 구축 사업 등에 쓰일 예정이다.

이석희 사장은 올해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본격적으로 실행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이 사장 직속으로 작년 말 ESG 전담 조직을 편성했고 관련 분야 전문가를 담당 임원으로 영입했다. 또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매달 열리는 회의에 이 사장이 직접 참석한다. 이 사장의 ESG 강화는 기업 사회적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최태원 회장 신념과 연결된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CEO 세미나에서 “앞으로 CEO는 고객·투자자·시장 등 이해관계자에게 적합한 성장 스토리를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끌어내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실행하라”고 주문했다. 경제적 성과와 함께 ESG를 강조해온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이 시장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전략 시장 확대에 총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2일 경기도 이천캠퍼스 수펙스센터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2021년은 작년 10월 발표한 파이낸셜 스토리가 본격적인 실행으로 연결되는 동시에 SK하이닉스의 진화가 완성돼 가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D램과 낸드 양 날개를 펼쳐 지속적인 사업 성장을 도모하고 ESG를 강화해 인류와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ESG는 국내에선 아직 낯설지만 미국·유럽 같은 선진시장에선 기업들의 생존 키워드이자 경영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돈만 잘 버는 기업이 아닌 ESG 등급 높은 기업이 인정받는 시대라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에 직접적으로 투자하는 글로벌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ESG 규범을 중시하는 기업이 수익성도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브랜드와 평판 등 비재무 요소가 매력적인 기업이 주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반도체 기업 정체성에 맞게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를 완전하게 SSD(낸드 기반 저장장치)로 대체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HDD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 HDD를 SSD로 대체하면 배출량을 93% 이상 줄일 수 있다. 이 사장은 SSD 원가 경쟁력을 빠르게 키우면 디바이스 기업들이 HDD 대신 SSD를 채택하는 날이 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도 이를 위한 이 사장의 복안이었다.

이외에도 △반도체 제조 시 수자원 절감량 300% 확대 △탄소·대기오염물질 배출 및 폐기물 매립 ‘골드’ 등급 달성 △협력사 기술협력 누적 투자 3조원 달성 △여성 리더 양성 △취약계층 지원에 나선다. 장혁준 SK하이닉스 재무담당은 “그린본드의 성공적인 발행은 적극적인 친환경 행보를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정해준 결과”라며 “ESG 강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확보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해 나가겠다”고 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