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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매입…‘책임경영’에 자사주 사들이는 금융지주 회장들

올해도 매입…‘책임경영’에 자사주 사들이는 금융지주 회장들

기사승인 2021. 01.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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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조용병, 3년 만에 1580주 매수
KB 윤종규, 취임 이후 14차례 매입
하나 김정태,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
우리 손태승, 연봉의 절반수준 투자
"지속가능 성장·주식 긍정신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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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자사주 사랑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가가 속절없이 하락했을 때도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 경영 의지를 보여줬다. 올해 스타트를 끊은 것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다.

코스피 시장이 고공행진하고 있음에도 금융주들은 코로나19 지원, 대출 부실 우려 등이 발목을 잡으면서 소외되어 왔다. 이에 지주 회장들은 2000만~4000만원 가량 평가손해를 봤다. 물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1억4000만원어치 평가이익을 보기도 했다.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지주 회장들이 자사주를 사들이는 이유는 현재 기업의 성장세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알리기 위함이다. 더불어 향후 주가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용병 회장은 이달 6일 신한금융지주 자사주 158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는 조 회장이 2017년 3월 그룹 회장으로 취임하고 2018년 3월 한 차례(2171주) 자사주를 매입한 이후 3년 만이다.

조 회장의 자사주 매입규모는 3751주로 늘었다. 자사주 매입을 위해 투자한 자금은 1억4716만원가량이다. 올해 들어 매입한 자사주는 주당 취득단가가 3만1650원으로, 약 5000만원이 들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019년 이후엔 자사주를 사진 않았지만, 4대 금융그룹 회장 중 가장 큰 돈을 자사주 매입에 썼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취임한 뒤 총 14차례에 걸쳐서 자사주를 매입했고, 매입대금만 7억5665만원 수준이다.

지난 2017년부터는 매 차례 1000주씩 사들였고 현재 총 1만5700주(취임 후 매입분 기준)를 보유 중이다. 지난 15일 종가(4만5200원) 기준 평가손익으로 보면 윤 회장은 4700만원가량 손실을 봤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2차례 자사주를 매입했다. 특히 작년 4월 하나금융의 주가가 2만원대로 떨어졌을 당시에도 5668주(취득단가 2만2550원)를 샀다. 이는 1억2781만원어치로, 김 회장이 2012년 3월 취임한 이후 매입한 자사주 규모 중 가장 크다.

김 회장은 작년 저평가된 자사주를 많이 사들이면서 4대 금융그룹 회장 중 유일하게 수익을 냈다. 이달 15일 기준 하나금융지주의 종가가 3만8150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해당 주식의 평가액은 7억7418만원이다. 평가손익만 두고 보면 1억3985만원을 번 셈이다. 김 회장은 임원 시절부터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 왔다. 이를 포함하면 약 27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자사주 매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회장 취임 시점은 2018년 12월로 가장 늦은 편이지만 1년에 5차례 정도, 매번 5000주씩을 사들이면서 총 5만주를 매입했다. 이에 4대 금융지주 회장들 가운데 보유 중인 주식수가 가장 많다. 그만큼 투입된 금액도 꽤 크다. 자사주 매입에 총 5억3679만원을 썼다. 특히 손 회장은 연봉의 절반 수준을 자사주 매입에 쓰고 있다. 지난 2019년 손 회장의 연봉은 7억6200만원이였는데, 같은 해 자사주 매입에 사용한 금액이 3억5000만원 가량이다.

손 회장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은 향후 우리금융의 완전민영화에 대한 기대감도 녹아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금융의 최대주주가 예금보험공사지만 정부는 2022년까지 완전민영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예보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우리금융의 주가도 뒷받침되야 한다. 즉 우리금융의 주가가 상승해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그룹 회장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책임 경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이 크다. 또한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는 것을 시장에 전달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는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금융주들이 수익성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달 15일 기준 KRX은행지수는 695.85로 1년 전에 비해 7.6%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38.3%의 상승률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사주 매입은 향후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지주사 회장들이 오너는 아니지만 경영진으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 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것은 주식 시장에도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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