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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수배 계획 세웠던 이재용, 구속으로 무산

코로나 백신 수배 계획 세웠던 이재용, 구속으로 무산

기사승인 2021. 01. 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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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추진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부의 백신 확보에 민간 차원의 힘을 보태며 평소 자신이 강조한 ‘동행’ 실천에 나서려고 했던 이 부회장의 계획은 지난 18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으며 무산됐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사업 현안과 백신 확보를 논의하기 위한 UAE 출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당초 이달 말 열릴 것으로 알려졌던 파기환송심 최종 선고가 지난 18일로 확정되면서 출장 계획은 차질을 빚었다.

이 부회장의 코로나19 극복 지원은 지난해 초부터 이어져 왔다. 삼성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마스크 필터용 원단 확보, 중증 환자용 병상 지원에 나섰다.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을 경증환자 치료시설로 제공했고, 중소벤처부와 협력해 마스크 제조사에 생산효율과 기술도 지원했다. 8월에는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자 삼성화재 글로벌 캠퍼스와 삼성물산 국제경영연구소를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했다.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코로나 3차 대유행기에는 삼성의료원 산하 상급종합병원들이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백신 늦장 대응으로 비난 받던 정부가 그나마 백신 조기 도입을 할 수 있게 된 배경에도 삼성전자의 결정적 역할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 국내 중소 의료기기 업체인 풍림파미텍의 스마트 공장을 지원해 백신 낭비를 막는 신형 주사기 조기 생산을 지원했다. 해당 주사기는 최근 각국의 백신 접종량이 늘면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정부는 화이자와 백신 조기도입 협상에 이 신형 주사기를 협상 카드로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으로 정부가 추가 확보하려던 1000만 명 분의 백신 해결사로도 나서려 했다. 이 부회장의 출장 일정에는 다국적 제약사와 긴밀하 관계에 있는 UAE 고위 당국자와 만남도 계획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빌 게이츠 등 글로벌 인맥을 자랑하는 이 부회장이 또 한번 민간 외교관으로 나서려 했던 시도가 구속으로 좌절된 셈이다.

UAE는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률 19.93%를 기록하고 있다. 1위는 이스라엘로 인구 100명당 접종률이 29.43%에 이른다. UAE는 지난 연말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시노팜 백신 물량을 확보하고 오는 3월까지 인구 절반에 접종을 앞두고 있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국가들은 지난 수십 여년간 글로벌 제약사에 투자해 공고한 연결 고리가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의 글로벌 네트워크나 이 부회장 개인이 쌓아온 인적 자산을 활용해 의미있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고 귀띔했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사업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출장에서 국가적 관심사인 백신 확보에 힘을 보태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극복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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