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마켓파워] 회장님의 통큰 자사주 베팅…시세 얼마나 뛰었나?

[마켓파워] 회장님의 통큰 자사주 베팅…시세 얼마나 뛰었나?

기사승인 2021. 01. 21.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작년 급락장 속 회장들 매입러시
시가 2~3배 뛰며 대거 '플러스'
구자은·장세주 2.5배 이상 수익
Print
마켓파워 컷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급격한 하락장이 이어졌던 지난해 3월. 재벌 총수들은 ‘자사주 매입’에 과감히 베팅했다. 10억원대에서 400억원대까지, 대규모 투자금을 자사주에 적극 쏟아부으며 눈길을 끌었다. 책임경영과 주가 방어를 위한 행보였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투자 측면에서도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회장님들이 사들인 주식 시세가 2~3배 이상 불어났기 때문이다.

‘통 큰 베팅’으로 최대 수익을 낸 총수는 단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다. 지난해 3월 406억원 규모 주식을 사들였는데, 주가가 3배 이상 뛰었다. 수익률만 놓고 보면 최고치다. LS 주식을 사들였던 구자은 LS엠트론 회장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도 2.5배 이상의 수익률을 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당시 롯데지주와 GS 주식을 대거 매입했는데, 저점 대비 플러스 수익을 내는 중이다.

증권가에선 이들 총수들의 주식가치가 추가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 LS, 동국제강이 꼽힌다. 특히 현대차는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주가가 급상승 중이다. 목표주가도 한 달 만에 18% 상향됐다. 이 밖에 LS와 동국제강도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업황이 회복되면서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3월 재계 총수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자사주에 투자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23일부터 27일까지 현대차 주식을 각각 405억7300만원어치를 매입했다. 당시 현대차 주가는 1주당 6만9000원대였다. 수익률도 가장 높았다. 지난 19일 종가 기준 당시 매입한 주식 가치는 1520억원대로, 지난해 3월 대비 3배 이상(275%) 뛰었다. 동학개미운동으로 대표되는 주식투자열풍에 힘입어 주가가 우상향했는데, 애플과의 협력소식까지 들리면서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추가로 36% 뛰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S엠트론의 구 회장과 동국제강의 장 회장도 2.5배 이상 수익을 봤다. 구 회장은 지난해 2월23일부터 4월3일까지 LS 주식 8만5680주를 사들였다. 당시 기준으로 28억원어치 규모였지만, 10여 개월 후 주식 가치가 120% 급증하면서 61억원대로 뛰었다. 장 회장은 지난해 4월부터 5월까지 한 달간 40만여 주 자사주를 매입했다. 16억원에 가까운 금액이었다. 현재가치는 35억원대로, 121% 증가했다.

롯데그룹 신 회장도 하락장 직후 9억원 어치 자사주를 사들였다. 현재 가치는 16억원대로, 68% 이상 수익률을 보고 있다. 다만 GS그룹의 허 회장은 총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3월17일부터 6월19일까지 13만여주를 매입했는데, 평가차익은 1억원대에 그치고 있다. 시세 상승률이 2%대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높은 주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GS 주가가 3만원 중반대 박스권에 갇히면서,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재벌 총수가 투자한 자사주 가운데 추가 상승여력이 남아있는 곳은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현대차를 가장 톱픽으로 꼽는다. 지난 19일 기준 19개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치는 27만8684원이다. 전월대비 18% 상향됐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신차 수요는 지난해 기저 효과로 올해 큰 폭의 개선세를 보여줄 것”이라며 “미래차 중심의 사업 구조 변화가 가속화 되고 있어,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LS와 동국제강도 올해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곳이다. 양사 모두 최근 목표가가 상향되고 있다. LS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빠른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뉴딜정책에 힘입어 해상풍력 사업이 힘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동국제강도 마찬가지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분양 물량이 증가하면서 철근 사업부문에서 이익 안정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롯데지주와 GS는 주요 자회사 실적 부진으로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롯데지주는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호텔롯데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기업공개(IPO) 재개도 지연될 전망이다. GS의 경우 주요 자회사 GS칼텍스 실적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GS칼텍스 정유 부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적 가시성이 현저히 저하됐다”며 “올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석유화학 부문 확장, 민자 발전 계열사들의 외형 성장, GS리테일-GS홈쇼핑 합병 시너지 등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