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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정투입, 더 큰 고통 부르지 않을 규모까지만

[사설] 재정투입, 더 큰 고통 부르지 않을 규모까지만

기사승인 2021. 01. 2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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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을 중심으로 영업제한 손실보상에 대한 제도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시하자 정치권의 십자포화가 이어지고 있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해외 법제화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하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면서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에 김 차관은 제도화 방안을 상세히 검토해서 국회논의에 임하겠다고 물러섰다.

이런 논란 속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이 문제에 관해 2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입법초안이 나온 만큼 기재부가 대응해야 하지만 ‘가보지 않은 길’이어서 짚어볼 내용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제도화의 방법, 외국의 벤치마킹할 입법사례, 지급대상과 지급액, 기준, 소요 재원과 재정의 감당 가능성 등을 짚어보는 것은 재정당국으로서 의당 해야 할 소명이라고 썼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어려운 이들을 지원하더라도 어떤 방법으로 또 어느 정도 지원할지 고심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이익공유제나 은행이자율제한특별법 등과 같은 자의적 규제보다는 재정투입이 낫다. 이런 규제들은 준조세를 신설하거나 개인들의 자발적 계약을 강제로 변경한다. 당장 정부의 재정이 들지는 않겠지만 시장의 작동원리를 흔들어 장기적 피해가 막대할 것이다.

그래서 자의적 규제보다는 재정의 투입이 낫지만, 그 규모가 적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국가신인도가 하락하고 그리스 등의 나라처럼 재정위기가 찾아와 국민들이 고통을 겪게 된다. 지금의 고통을 줄이려는 재정의 투입도 더 큰 고통을 부르지 않을 범위 안이어야 한다. 홍 부총리가 내년도 국가채무 1000조원 초과 전망 등을 언급한 것도 이런 한계를 찾자는 취지로 보인다.

정치권이 코로나로 인한 영업제한 손실보상의 제도화에 나섰다. 법안에 따라서는 4개월만 지원해도 1년 복지예산인 약 100조원이나 들어 기재부가 난색을 표했다. 정치권이 기재부를 몰아붙이고 있지만 머리를 맞대고 적정한 재정 지원의 규모를 찾는 한편, 충분한 보상이 어려운 이유를 국민들에게 잘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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