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timize | 0 |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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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취임 3년차를 맞은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취임 이후 2년간 극심한 실적부진이 이어진 만큼 올해는 경영 성과를 보여줘야 할 시기라는 평가다. 0%대로 추락한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등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가운데 경쟁력 강화, 노사갈등 봉합 등 과제도 산적해 있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28일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제철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4조7277억원, 영업이익 9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2%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19로 자동차·조선 등 전방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연간 실적은 참담하다. 증권사들은 현대제철의 2020년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약 66% 감소한 1111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지난 1999년(980억원)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4% 감소한 17조9615억원으로 20조원대가 무너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에 실적 악화가 불가피했다는 평가지만, ‘포스코 출신’인 안 사장으로서는 2019년 2월 취임 이후 2년 연속 이어진 실적 부진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안 사장 취임 이전인 2018년 현대제철 매출이 20조7804억원, 영업이익 1조261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불과 2년새 매출은 약 13%, 영업이익은 약 89%나 쪼그라드는 셈이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장, 포항제철소장 등을 역임한 안 사장은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제철의 생산 및 품질 경쟁력 향상을 위해 ‘순혈주의’를 깨고 영입한 현대제철 역사상 첫 포스코 출신 사장이다. 당시 정 부회장은 안 사장 영입에 대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게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년차를 맞이한 안동일 호로서는 경영실적을 본 궤도에 올려놓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이 일선에서 퇴진하면서 ‘원톱 체제’도 구축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회장 취임 후 단행한 첫 인사에서 철강산업 본원의 경쟁력을 굳건히 하는 동시에 수소 등 미래사업 강화, 사업 재편 등을 위해 안 사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 2018년 4.9%이던 영업이익률(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6%로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0.6%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100원어치를 팔아 1원을 채 못 남기는 셈이다. 안 사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견고한 철강사”를 강조한 것도 이러한 이유로 풀이된다. 사업구조 및 설비운영 최적화, 책임경영 강화, 미래 성장기반 확보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철강사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실적 전망은 대체로 양호하다. 전방산업 수요가 견조한 만큼 판매 가격 상승이 실적 회복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은 현대제철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1127억원, 2분기 2007억원 수준으로 내다보는 등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광석 가격 급등과 국제 철강 가격 상승으로 올해 상반기(1~6월) 내수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냉연 판매량도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데다 노조 리스크도 변수다. 포스코와 동국제강이 지난해 일찌감치 임단협에 합의한 데 비해 현대제철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13~15일에는 5개 지회가 연합해 48시간 총파업을 벌였고, 추후 협상 불발로 파업에 재차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