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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권광석 우리은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에게 한수 배운 까닭은

[취재뒷담화]권광석 우리은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에게 한수 배운 까닭은

기사승인 2021. 01.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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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란 디지털 강화가 아니라 고객이 잘 사용하게 하는 것이 혁신입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우리은행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강연자로 나서 언급한 내용입니다. 카카오뱅크 대표가 어찌된 영문으로 우리은행 경영전략회의에 등장하게 된 것일까요?

보수적인 문화를 가진 은행이 그것도 일 년에 1~2번 진행되는 경영전략회의에 경쟁자를 초청한다는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특히 경영전략회의는 말 그대로 회사의 경영전략을 임직원들과 공유하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우리은행이 윤 대표를 초청한 이유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경쟁사의 우수한 점까지도 배우는 오픈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혁신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의 지분 26.2%를 보유한 2대 주주 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은행은 케이뱅크가 아닌 카카오뱅크를 택한 것입니다. 물론 케이뱅크는 이문환 행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서호성 신임 행장이 내정된 상황이긴 합니다. 다만 자금난으로 제대로 된 영업조차 하지 못했던 케이뱅크에 비해 성장성을 보여준 카카오뱅크가 디지털 혁신에 더 부합하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국내 1호, 2호 인터넷전문은행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시점이 케이뱅크보다는 조금 늦었으나 케이뱅크가 대주주 이슈로 발목이 잡혀있는 사이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의 성장세에는 직관적이고 편리하다는 강점이 있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관련 부서 등 시중은행들도 카카오뱅크의 행보는 눈여겨보는 편”이라며 “단순하고 직관적인 비대면 서비스나 비상금대출, 26주 적금 등 히트상품들은 시중은행들에게도 자극제가 됐고, 메기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우리은행의 행보는 디지털 혁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은행에 이어 네이버 등 빅테크의 등장으로 여느 때보다 디지털 전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올해 초 은행장들의 신년사나 경영전략회의만 보더라도 모두 ‘디지털 혁신’을 외치고 있죠. 이같은 디지털 혁신 바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윤 대표의 말처럼 ‘고객’이라는 가장 기본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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