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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땅에 떨어진 사법부 권위, 빨리 다시 세워야

[사설] 땅에 떨어진 사법부 권위, 빨리 다시 세워야

기사승인 2021. 02. 0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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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국회의 탄핵만 해도 사상초유의 일이다. 그런데 대법원장이 여당의 탄핵추진을 이유로 임 판사의 사표를 반려해놓고 이를 부인하는 답변을 국회로 보냈으나 임 판사의 녹취록 공개로 이것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대법원장의 권위는 물론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 무너졌다. 김 대법원장은 이 사태를 빨리 수습하거나 아니면 사퇴하는 수밖에 없다.

여당은 주로 임 판사의 녹취록 공개를 문제 삼고 있지만, 대법원을 항의 방문한 야당은 물론이고 법조계에서도 김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민의힘은 면죄부만 준다면서 탄핵 추진에서 한발 물러섰지만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자진사퇴가 “상처 입은 국민께 속죄하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조계 내부도 들끓고 있다. “누구보다 사법부 독립을 수호해야 하는데, 정치권 눈치를 보느라 법관을 탄핵에 휘말리게 내팽개쳤다”는 게 그 이유다. 판사 전용 익명 게시판에도 실망과 자조적인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대법원장이 전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는데, 이제 판사가 재판은 어떻게 하고, 무너진 신뢰와 양심은 언제 회복되겠느냐는 항의다.

이제 임 판사 탄핵 문제는 더 이상 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하지 말고 헌법재판소에 맡겨야 한다. 세계는 지금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과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외교 전략과 미래의 먹거리를 찾느라 분주한데 한국 정치권은 내부정쟁만 하니 답답할 뿐이다. 헌법재판소는 국회의 탄핵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 등 여러 쟁점들을 잘 심리해서 ‘삼권분립’의 좋은 선례를 남겨주기 바란다.

판사가 국회에서 탄핵을 당하고 사법부 수장이 거짓해명으로 곤욕을 치르는 지금의 상황이야말로 ‘사법부 치욕’이라고 부를 만하다. 하루빨리 이 사태를 수습해 사법부의 권위를 다시 세워야 한다. 이 사태를 수습할 책임자는 결국 김명수 대법원장이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사퇴하는 것이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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