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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높은 배당으로 미래 투자가 위축되진 말아야

[사설] 높은 배당으로 미래 투자가 위축되진 말아야

기사승인 2021. 02. 0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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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금융지주사들에게 배당성향(순이익에 대한 배당비율) 20%를 넘기지 말라고 강력히 권고하면서 기업의 배당성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 기업의 2019년 배당성향은 41.3%로 2012년의 7.4%에 비해 6배가 늘었다. 1000원을 벌면 400원을 투자자에게 나눠줬다는 것인데 기업의 투자 여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지난달 금융위는 경기침체와 코로나 상황 등을 고려해 은행·카드사 등 금융권의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제한하도록 권고했고 금융지주사들은 정부 간섭이 지나치다며 반발했다. 신한카드가 65%, 현대카드는 57%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금융위는 이런 반발에 대해 많은 국가가 현재 배당제한을 권고하고 있는데, 유럽연합(EU)이 15%, 영국은 25% 이내라고 밝혔다. 배당성향 제한 권고를 두고 논란이 뜨거울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9조6192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44.7%다. 2013년 7.2%에서 2019년 44.7%로 껑충 뛰었다. 미국 애플은 배당성향이 24.5%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지난해보다 111.43%가 늘어난 20조3381억원을 배당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배당성향이 무려 70.7%나 됐었다. CJ는 70% 이상의 배당성향을 공시했다. 실적에 따라 성적표는 천차만별이다.

배당성향이 높은 것은 투자자들의 요구에 따른 것인데 특히 외국 헤지펀드의 배당인상 압박이 큰 요인이다. 일례로 현대차는 2018년 엘리엇의 경영개입 선언으로 경영권을 방어할 필요가 생겼고 이듬해 배당성향을 70.7%로 높인 적도 있다. 당기순이익이 줄었지만 배당성향이 높아진 사례다. 삼성전자도 2016년 엘리엇 개입으로 배당성향을 높이지 않을 수 없었다.

배당성향은 투자수익의 척도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높은 배당성향으로 73조원의 수익을 올렸다. 수익률이 11.3%였다. 하지만 과도한 배당성향은 기업의 미래 먹거리 투자를 위축시키고 성장 잠재력을 위협한다. 그 결과 주식의 가치도 하락한다. 그래서 ‘기회주의적’ 주주가 아니라면 배당성향이 높은 것이 마냥 좋은 일이 아니다. 배당과 투자의 균형을 맞추어서 미래 투자가 위축되지 않게 할 방안을 찾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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