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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건강] 코로나 언택트 시대…부모님 건강 확인 포인트(?)

[원포인트건강] 코로나 언택트 시대…부모님 건강 확인 포인트(?)

기사승인 2021. 02. 1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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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들리면 난청, 야간 빈뇨 전립선 질환, 사고력 저하 치매
영상통화 화면 흔들리면 파킨슨병, 걸음 불편 퇴행성관절염
원포인트건강
민족의 명절 설날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 억제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부모님 찾아 뵙기가 예전만 못하다. 코로나 언택트 시대에 맞춰 비대면으로 명절을 보내야 하는 요즘, 부모님 건강은 어떻게 챙길 수 있을까.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가 우선인 만큼 올해는 영상통화 등으로 안부를 여쭈면서 부모님 건강도 함께 살펴볼 것을 권하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 시대 부모님 건강을 확인할 방법은 전화통화나 영상통화 정도다. 전화통화를 통해서는 난청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청각이 저하 또는 상실된 상태인 난청은, 전화 통화간 목소리가 커지거나 반복해서 되묻는 등의 증상이 관찰된다면 노인성 난청을 의심할 수 있다.

노인성 난청 원인은 많다. 노화 뿐 아니라 혈관계 변화, 유전인자, 스트레스, 소음 등도 원인이다. 이 중 유전적 인자와 소음이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는 보청기 착용이 대표적이다.

여승근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수는 “노화로 인해 청각기관의 기능이 떨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해 가볍게 여기기보다는 삶의 질과도 밀접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병원 방문을 권장한다”며 “난청이라면 보청기를 빨리 착용할수록 난청의 악화를 늦출 수 있고, 일상생활에 활력과 자신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화통화만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질환으로는 전립선질환이 있다. 전립선질환은 50~60대 이상 중장년층 남성에게 흔하다. 전립선암·전립선 비대증이 대표적으로, 평소와 달리 빈뇨, 지연뇨 등 배뇨장애를 겪고 있다면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

전승현 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 피로 등 자의적인 판단으로 전립선 질환을 방치하면 방광·신장기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전립선암의 경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배뇨에 불편감이 느껴진다면 참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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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향에 찾아오지 못한 자녀들과 영상통화하고 있는 할머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과거 60~70대 증상이 나타났다면 최근에는 젊은층 발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50세 이상이라면 1년에 한번 정도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 검사가 권장되고 있다. 비교적 진행속도가 다른 암에 비해 느려 온순한 암으로 알려진 전립선암도 치료시기를 놓치면 사망할 수 있는 만큼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노년층 삶을 위협하는 치매는 대표적 노인성 질환이다. 치매 발병 원인 중 70%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사소한 기억력 감퇴로 시작해서 사고력, 이해력, 계산능력 등 인지기능 전반의 문제로 확대된다.

박기정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세포 손상이 비교적 적은 초기에는 건망증과 증상이 유사해 주변사람들이 쉽게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특정 힌트를 제시해 기억을 해내는지 여부를 확인해 건망증과 치매를 구별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통화가 아니라 스마트폰 영상통화가 가능한지 여부도 부모의 인지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자녀들이 조작법을 여러차례 알려드렸음에도, 조작법을 모르거나 이해하기 힘들어한다면 집중력이나 이해력 등의 저하가 아닌지 살필 필요가 있다.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영상 통화 방법이 매우 간단해졌으므로 여러 차례 설명해도 스마트폰 조작을 어려워한다면 인지기능 저하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며 “인지기능 저하는 치매의 전조 증상일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상통화가 됐음에도 화면이 자주 흔들린다면 파킨슨병에 의한 초기 증상일 수 있다. 스마트폰의 무게가 손떨림을 직접 유발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단순 노화 증상으로 넘길 수 있지만, 행동이 느려지고 중심잡기가 어렵다면 단순 수전증보다는 파킨슨병 초기 증상일 수 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면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부족해 발생하는 질환. 도파민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몸을 자유롭고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물질이다.

화면으로 보이는 얼굴의 볼살이 많이 빠진 것도 건강 적신호. 볼살이나 턱 근육이 줄어드는 것은 근감소증을 나타내는 지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장 교수는 “평소 영양 섭취가 골고루 이뤄지지 않고 여러 이유로 제대로 식사하지 못하면 얼굴의 피하 지방이 빠지고, 음식물을 씹는 저작 능력이 떨어지면 턱 근육이 빠져 얼굴이 갸름해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턱 근육과 함께 저작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하면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삼킴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며 “식사 시나 약을 먹을 때 사레가 들리지 않는지를 함께 여쭤봐야 하고, 식사 시 지나치게 채식만 하는 건 아닌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상통화에선 근감소증 위험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근감소증은 노화에 따른 근육의 양 감소와 근기능의 저하가 동시에 나타난 상태로, 근육량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근육의 질이 함께 나빠지는 것이 문제다. 노년기 낙상과 골절 위험, 면역력 약화에 따른 신체기능 저하 등을 초래할 수 있어 점검이 필요하다.

장 교수는 “온몸의 근육량은 종아리 둘레에 비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종아리 둘레로 상태를 가늠해보는 게 좋다”며 “근감소증 환자의 82%는 종아리 둘레가 32cm 미만이라고 연구도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과 영상 통화를 할 때 양손의 엄지와 검지로 큰 동그라미를 만들면서 종아리 중 가장 굵은 부위를 감싸도록 한다. 양손으로 만든 동그라미가 종아리 두께보다 커 여유롭게 감쌀 수 있다면 근감소증 위험이 6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부모님의 관절 건강도 살펴봐야 한다. 무릎통증은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 무릎통증은 퇴행성관절염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입으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걸음걸이가 어딘지 불편해보이고, 절뚝이는 듯한 모습이 영상통화에서 보인다면 퇴행성관절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은 “걸음걸이로 판단이 안되면 계단을 오를 때 무릎 통증으로 힘겨워한다면 무릎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다”며 “계단을 오르는 중간 중간 쉬어간다면 숨이 차서 그런 것인지, 무릎 통증 때문인지 정확히 묻고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릎관절염이 심하면 무릎에서 소리가 나기도 한다. 일상생활 중 무릎에서 ‘뚜둑’ 소리가 자주 난다면 무릎관절염일 가능성이 크다. 혼자 일어나지 못하고 무엇인가를 잡거나 기대야만 일어날 수 있어도 무릎관절염일 수 있다. ‘O다리’로 불리는 휜다리 여부도 잘 살펴야 한다. O다리는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양 무릎 간 간격이 넓고 O자형으로 휘어져 있는 것이 특징으로, O다리인 상태에서 걸을 때 어기적거리거나 뒤뚱뒤뚱 걷는다면 이미 관절염 중기일 가능성이 있다.

고 원장은 “무릎이 종종 저릴 때가 있는지, 관절을 굽히거나 움직일 때 뻣뻣함을 느끼는지, 무릎 주변이 퉁퉁 붓는지, 무릎 뼈 안쪽을 만지면 통증이 느껴지는지, 앉았다 일어날 때 통증이 심한지, 1시간 이상 걸으면 무릎에 무리가 있는지, 허벅지 안쪽 근육이 약하게 느껴지는지 등을 직접 물어보고 이 중 2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퇴행성관절염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진료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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