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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 실손보험료 241% ‘인상 폭탄’…50대 A씨에게 무슨 일이

[뉴스추적] 실손보험료 241% ‘인상 폭탄’…50대 A씨에게 무슨 일이

기사승인 2021. 03. 0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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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 가입자인 50대 A씨는 최근 보험사로부터 보험 갱신료가 8만2870원으로 오른다는 안내를 받았다. A씨는 이전까지 매월 2만4250원을 납부해왔는데, 이번에 인상률이 241%에 달하는 셈이다. A씨는 “상품 설계가 잘못돼서 보험료를 올리더라도 어느 정도로 올려야지 이런 식의 인상은 날강도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2009년 10월 이전 가입한 구(舊)실손보험(1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3~4월 인상될 예정이다. 일부 가입자의 경우 갱신 보험료가 기존 보험료의 최대 3배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3년·5년 주기로 보험료가 갱신되는 가입자는 그간 인상률이 누적돼 기존 보험을 유지하려면 수십 %를 지불해야 한다. 인상률 차등을 적용하면 노·장년층은 인상폭이 2~3배에 달할 전망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5개 주요 손해보험사 가운데 KB손해보험의 인상률은 19.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삼성화재 18.9%, 현대해상 18%, DB손해보험 17.5% 등으로 각각 결정됐다. 구 실손보험 가입자는 약 87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실손보험은 2018년을 제외하고 2017·2019년에 10%씩 인상됐다. 지난해에도 평균 9.9%가 올랐다. 5년간 누적 인상률은 53~58%에 해당한다.

올해 3년·5년 주기로 갱신을 맞은 가입자는 50%이상 보험료가 오를 전망이다. 갱신 주기가 3년인 가입자는 3년치 인상률만 반영하므로 5년 주기 갱신 가입자보다 상대적으로 인상폭이 적지만 역시 상당한 보험료 인상을 각오해야 한다.

연간 인상률과 별개로 성별이나 연령대에 따라 보험료가 오르게 되는 50∼60대는 갱신 인상률이 특히 높아진다. 60대 남성인 B씨의 경우 기존에는 실손보험료로 매달 6만580원을 납부했지만 보험을 갱신하려면 16만원3540원을 내라고 통지 받았다.

보험업계는 구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이 140%를 넘어서 적자가 심각한 만큼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을 지급한 비율인 위험손해율은 2018년 121.2%, 2019년 133.9%로 악화하고 있다. 팔면 팔수록 적자라는 의미다. 이에 일부 보험사는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소비자단체는 손해율 관리에 실패한 보험업계가 가혹한 갱신 조건으로 가입자들이 구실손보험을 포기하고 혜택이 적은 ‘3세대’ 상품이나 오는 7월 출시하는 4세대 상품으로 ‘갈아타기’를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가입이 오래된 상품일수록 보장범위가 넓고 자기부담금이 적어 소비자에게 유리하다”며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또 “질병이 있어 병원 치료를 많이 받는 가입자라면 기존 실손보험을 계속 유지하는 게 낫다”며 “갱신 보험료 부담으로 4세대 상품에 가입하려다가 연령이나 건강상태를 이유로 가입을 거절당할 수 있어 기존 보험을 해약하기 전 현재 판매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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