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김정태의 선택’ 이은형 하나금투 사장, ‘최연소 CEO’ 기대반 우려반

‘김정태의 선택’ 이은형 하나금투 사장, ‘최연소 CEO’ 기대반 우려반

기사승인 2021. 03. 02.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만 46세…이달 주총서 선임 확정
글로벌전문가로 네트워크에 강점
초대형IB 도약·신사업 속도낼 듯
임원보다 어린 나이 리더십 우려
'젊은피 수혈돼 조직쇄신' 시각도
clip20210301173556
업계 7위권 하나금융투자를 ‘최연소 CEO’가 이끌게 된다. 하나금융지주는 선행매매 혐의를 받는 이진국 대표의 후임으로 1974년생(만 46세)인 이은형 하나은행 국외사업부문 부회장을 낙점했다. ‘파격 인사’다. 그는 다국적 컨설팅업체 GCIG 대표 시절 하나은행의 중국 길림(지린)은행 투자를 성사시켜 김정태 회장의 신임을 얻었다.

김 회장의 신뢰를 받는 만큼 지주 안팎에서 이 후보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글로벌 경제 전문가’로서 국내외에서의 두터운 네트워크를 통해 하나금융투자의 해외 투자 역량을 키우고, 과감하게 신사업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려의 시선도 있다. 임원들보다 어린 나이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쉽지 않고, 증권사 재직 경력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비즈니스 경험이 전무 한 점은 이 후보가 풀어야 할 과제다.

다만 전통 증권맨이 아니었던 인사가 증권사를 잘 이끈 사례가 더러 있고, 오히려 ‘신선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켜 뒤숭숭한 조직을 다잡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김 회장의 ‘파격 발탁’이 승수 일지 아니면 패수일지는 취임 후 1년 실적에서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 하나금융투자 대표로 내정된 이은형 후보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이 확정될 예정이다. 이 후보의 나이는 만 46세로, 공식 취임 시 업계 최연소 CEO 타이틀을 달게 된다. 이전 기록을 세운 유상호 전 한국투자증권 사장보다 만 나이가 한 살 더 젊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이진국 현 하나금융투자 사장이 검찰로부터 선행매매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는 만큼 혹시 모를 리스크를 사전에 털어내기 위해 사장 교체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젊은 CEO를 깜짝 발탁해 과감하고 새로운 도전으로 하나금융투자를 성장시키라는 과제를 맡긴 셈이다.

취임 후 이 후보는 ‘글로벌 전문가’로서 하나금융투자의 내외부 체질 개선에 주력할 전망이다. 그는 중국 길림(지린)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거친 데다 한국인 최초로 베이징대학교 고문 교수를 역임했고, 글로벌 투자자문회사 GCIC대표, 중국민생투자 부회장 등 굵직한 경력이 있어 해외 네트워크가 막강하다.

사업적으로는 하나금투의 글로벌 진출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금투는 현재도 IB부문 중에서도 해외 대체투자 등에서의 수익이 크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해외 투자가 녹록지 않았을 때도 24건의 굵직한 투자를 성사시켰다. 전체 IB수익 중 40%를 해외에서 거뒀기 때문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면 성장폭을 키울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금투는 IB부문 중에서도 해외 대체투자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곳”이라며 “이 후보의 선임으로 관련 분야를 확장하고, 나아가 해외 진출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나금융투자의 해외 법인은 중국 법인 1곳뿐이다.

이 과정에서 김정태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도 관측된다. 이 후보는 김 회장이 작년 하나금융 국외사업부문 총괄 부회장으로 발탁했다. 이 후보는 김 회장이 하나은행장이던 2011년 하나은행이 중국 길림은행에 지분 투자를 할 때 GCIG 총괄대표로서 자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의 길림은행 투자는 지금까지도 투자 성공 사례로 꼽힌다.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만큼 초대형 IB로 등 신규 사업도 속도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하나금투는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겨 초대형 IB들의 단기금융업 등 신사업 인가를 받을 조건을 마련해뒀다.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젊은 나이에 사장 자리에 올랐고, 과거 증권사 재직 경험이 없어 임직원들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하나금투의 임원들은 대부분이 60년대생이고, 이 후보 또래는 본부장급에서도 서너명뿐이다. 또 이 후보가 해외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문화적 차이도 느낄 수 있다.

반면 이 후보의 ‘글로벌한 마인드’가 오히려 하나금투에 젊은 감각과 새로운 사업에 대한 도전정신을 더해 긍정적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후보는 5개 국어에 능통하면서도 국제 금융투자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미 증권맨 출신이 아닌 CEO들도 더러 있다. 박정림 KB증권 사장도 은행권 출신으로 WM부문을 확장하고 있고, 김대홍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는 증권사에 있었긴 했지만 IT 전문가 출신으로 색다른 시각의 상품을 출시하면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 후보는 더 이른 나이인 2011년 하나금융 부사장으로 재임했던 적 있고, 이후 하나금융 글로벌 전략 부회장을 맡으면서 대외 노출을 꺼리면서도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해내는 경영스타일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젊은 나이지만 오히려 새로운 시각과 특유의 추진력으로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다잡고 성장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할 만하다”고 밝혔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