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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밟으면 군부의 개” 미얀마 길바닥에 붙은 흘라잉 사진

“못 밟으면 군부의 개” 미얀마 길바닥에 붙은 흘라잉 사진

기사승인 2021. 03. 0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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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anmar <YONHAP NO-2555> (AP)
2일 미얀마 양곤 시내 거리 바닥 곳곳에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의 사진이 붙어 있는 모습./제공=AP·연합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 도시 거리 바닥에 민 아웅 흘라잉 군 총사령관의 사진이 붙었다. 군경이 자신들의 상관인 흘라잉의 사진을 밟기 꺼려할 것이란 점을 이용해 동료들의 체포와 연행을 막기 위한 국민들의 자구책이다.

1일 오후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는 시민들이 거리 곳곳에서 바닥에 흘라잉 사령관의 사진을 붙이기 시작했다. 일부는 빨간색 스프레이로 흘라잉 사령관의 사진이나 그림에 X표시를 그리기도 했다.

양곤대학생 A씨는 아시아투데이에 “미얀마 군경이 자신의 상관인 흘라잉 사령관의 사진을 밟을 수 없을테니 거리 곳곳과 집 앞 바닥에 흘라잉 사령관의 사진을 붙여놓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시민들이 군경에게 감히 밟아볼 수 있겠냐는 도전장을 던진 셈”이라며 “시민들은 아무렇지 않게 밟고 다니고 있다. 그 위로 자전거, 오토바이도 타고 다닌다. 흘라잉의 사진을 제대로 밟지 못하고 엉거주춤하는 것은 군경들뿐”이라 말했다.

또 다른 양곤시민 B씨도 “군경이 야간에 우리를 체포하지 못하도록 거리와 집 앞 바닥에 흘라잉의 사진을 붙여 놓은 것이지만 사실 흘라잉은 그런 대접을 받아도 된다”라며 “독재자(흘라잉)는 총으로 국민들을 위협하지만 우리들은 맨 몸이라 이렇게라도 저항하는 것”이라 전했다. 그는 “어떤 골목 바닥에는 흘라잉 사령관의 사진이 아주 촘촘히 붙어 있어 밟을 수 밖에 없게 만들어 놨다. 이 사진을 밟을 엄두를 못 내는 것은 흘라잉과 군부의 개들뿐”이라고도 덧붙였다.

흘라잉 사령관과 군사정권에 대한 미얀마 국민들의 반감은 1일 군정이 아웅 산 수 치 국가고문을 추가 기소하며 더욱 높아지고 있다. 2일 이라와디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은 전날 화상으로 열린 수 치 고문의 2차 재판에서 수 치 고문을 선동 혐의와 전기통신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수 치 고문은 이미 불법으로 무전기를 사용했다며 수출입법을 위반한 혐의와 지난해 11월 총선과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어겨 자연재해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상태였다.

군정이 지난 1일 수 치 고문에게 추가 기소한 혐의까지 더해 모두 유죄로 판단될 경우 수 치 고문은 최장 징역 9년형을 받게 된다. 이에 더해 국내외에서는 군정이 수 치 고문이 운영하는 재단과 문민정부의 재정 남용 등을 빌미로 추가로 기소할 것이 유력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수 치 고문의 다음 재판은 화상으로 15일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미얀마 국민들은 “부정선거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쿠데타를 저지른 군부가, 쿠데타를 정당화시키려 또 다시 수 치 고문에게 말도 안되는 혐의를 씌우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미얀마 국민들의 저항이 거세지며 지난달 28일에는 쿠데타 이후 최소 18명이 사망하는 등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2일 미얀마 군정 대표와 특별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미얀마 사태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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