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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대결’ 앞둔 금호석화…캐스팅보드 쥔 국민연금 향방은

‘표대결’ 앞둔 금호석화…캐스팅보드 쥔 국민연금 향방은

기사승인 2021. 03. 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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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속 주총 표대결 임박
박찬구 회장 우호지분 '3% 룰' 앞서
국민연금 과거 박 회장 연임 반대
반기 든 박철완 상무 반전 기대
금호석유화학그룹_국문
‘조카의 난’이 불거진 금호석유화학이 3월 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의 ‘표심(票心)’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3%룰’ 때문이다. 이번 주주총회부터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 등과 같은 대주주들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 3%룰을 적용하면 박 회장과 박 상무 간 지분차이가 불과 3%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따라 소액주주들도 함께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과거 두 차례에 걸쳐 박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한 만큼, 비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감사위원과 사외이사 선임이다. 박 회장의 조카인 박 상무가 감사위원 선임, 사외이사 추천 등을 안건으로 제시하면서다. 사외이사 7명 가운데 4명의 임기가 이달 만료되는데, 새로운 이사회가 누구에게 유리하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 향방이 갈리게 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이달 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에 올릴 안건을 조율 중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지난해 일정을 고려했을 때 이달 말 주주총회가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며 “안건 검토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사회 안건 채택이 지연되는 이유는 박 상무의 ‘주주제안서’ 카드 때문이다. 박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다. 금호석화는 박 상무가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에 대해 금호석화 측은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박 상무는 자신을 사내이사로, 우호인사 4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금호석화 7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4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 중 감사위원을 겸직하고 있는 2명의 이사가 포함됐다. 이번 주총에서 최소 1명의 감사위원을 충원해야 한다. 이사회 구성이 경영권 확보에 적잖은 영향을 주는 만큼, 안건논의가 길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철완 상무가 의안상정가처분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2일 공시했다. 회사 측은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다.

관건은 국민연금이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다. 박 상무의 금호석화 지분율은 10%로 최대주주다. 하지만 박 회장(6.69%)과 아들인 박준경 전무(7.17%), 딸 박주형 상무(0.98%)의 지분을 합치면 14.84%로 박 상무보다 4.84%포인트 앞섰다. 대주주인 박 상무, 박 회장, 박 전무에게 각각 3%룰이 적용되면 2대주주인 국민연금(7.91%)의 표심에 따라 이사회 구성 등 경영권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여기에 국민연금은 보다 적극적으로 주주활동을 펼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2월 금호석화 지분보유 사유를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 목적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일반투자는 단순투자와 달리 경영권 영향 목적은 없으나 배당, 지배구조 개선 등을 제안하는 적극적 유형의 주주활동으로 규정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과거 국민연금이 박 회장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19년과 2016년 주주권 침해 이력과 기업가치 훼손 이력 등을 이유로 박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했다. 한 국민연금 관계자는 “모든 주주권 행사는 과거 사례를 포함해 새롭게 리뷰하고 있다”면서 “(과거 사례와) 연관성이 있다면 개선이 있었는지 여부를 살펴볼 것이고, 조건과 상황 등 여건과 피드백이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따라 주주권 행사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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