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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학표 디지털금융…마이데이터가 ‘첫 시험대’

권준학표 디지털금융…마이데이터가 ‘첫 시험대’

기사승인 2021. 03.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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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해 '종합금융 플랫폼' 집중
8월부터 27개사와 '마이데이터 전쟁'
자산관리서비스와 연계해 선점 시동
체질 개선 앞세운 수익 창출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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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취임한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첫해에는 농협은행을 종합금융 플랫폼기업으로 도약시키는 데 집중하겠다는 경영전략을 수립했다.

하반기 농업 특화 데이터거래소를 구축하고, 올 초 본허가를 받은 마이데이터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새로운 사내 통합 플랫폼도 2개 더 구축한다.

앞으로 은행의 수익기반이 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시장 주도권을 거머쥐겠다는 구상이다.

출범 10년 동안 국내 5대 은행으로서 위상은 높였지만, 아직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이들 선도은행과 벌어진 실적 격차는 과제다. 전임 행장들을 뛰어넘는 수익성을 권 행장이 증명해야 한다는 얘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월 사업부별로 업무 보고를 받은 권준학 은행장은 “전통적인 은행을 넘어 고객 중심 종합금융 플랫폼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디지털 금융 신사업 육성과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농·축협 등 유통 고객과 금융 고객의 정보를 한데 모아 생활을 파고드는 농협은행만의 차별화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권 은행장의 첫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성과는 올해 8월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올해 1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받자마자 SK㈜ C&C와 서비스 플랫폼 구축에 착수했다.

농협은행은 국민·신한·우리·SC제일은행 등 은행권과 핀테크 등 비금융사 등 사업 본허가를 받은 총 28개사와 ‘데이터 전쟁’에 나서야 한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등 금융사가 가지고 있던 정보 활용 권한을 고객이 갖게 하는 서비스다. 은행권 관계자는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정보를 많이 확보하면 할수록 자사 금융상품을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어 고객 유치전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은행장은 마이데이터를 개인종합자산관리 서비스 ‘NH자산플러스(+)’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연말 선보인 NH자산플러스는 고객이 자산과 소비 내용을 한 번에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로, 올해 2월 한 단계 고도화했다. 증권·카드·보험·저축은행 등 NH금융 계열사와 연동돼 있어 은행권 가운데 자산 커버리지 규모가 가장 크다.

디지털 금융 혁신의 기본인 플랫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권 은행장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앞두고 고객의 정보 이동권 행사 대응을 위한 ‘제공·수집 플랫폼’과 전행 사업 추진력 확보를 위한 ‘서비스 플랫폼’을 도입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플랫폼을 활용해 마이데이터 수시·정기 전송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내·외부 수집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소외계층 챙기기도 그의 디지털 전략 중 일부다. 권 행장은 취임 첫 행보로 농촌 현장을 찾아 “농협의 존재 이유를 잊지 않고 농협 본연 가치에 최선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 구축될 ‘농업특화 데이터거래소’가 그 역할을 하게 된다. 농협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인 ‘농업·농촌과 금융 연결’ 역량을 활용하자는 데서 착안한 서비스다. 농업인의 신용평가 프로그램도 만들어서 광범위한 데이터를 영농 지원 강화에 쓰이도록 돕는 데에 활용할 방침이다.

권 행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디지털금융 경쟁력을 높이는 만큼, 은행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도 노력해야 한다. 농협은행이 2018년 순이익 1조원대를 처음으로 돌파한 후 2019년 1조5000억원대까지 올랐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다시 1조3000억원대로 9.6% 감소했다.

농협은행은 2012년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출범한 뒤 10년이 흘렀고, 국내 5대 은행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했다. 하지만 2조원대 순익 규모를 나타내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과는 여전히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특히 5대 은행 중 가장 많은 영업 채널을 유지하고 있지만, 순익 규모는 가장 작다. 영업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권 행장이 이들 은행과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기 위해선 농협은행의 수익성과 효율성 제고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수료 증대에 따른 수익 체질 개선과 해외사업 개척을 통해 수익 제고형 성장구조를 조성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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