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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거래대금 10조 빠져도 증권사 1분기 영업익 680% ↑

한 달 새 거래대금 10조 빠져도 증권사 1분기 영업익 680% ↑

기사승인 2021. 03.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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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6곳 영업익 1조5653억 전망
증시 불안에 투자열기 시들하지만
위탁매매 수익증가 기대는 긍정적
IT기업과 금융협업 시너지도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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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시 거래대금이 쪼그라들었지만, 증권사들의 올 1분기 실적은 탄탄대로를 걸을 전망이다.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은 32조원대로 한 달 새 23% 줄었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으로 증시가 박스권에서 불안정하게 움직여 투자 열기가 사그라든 탓이다. 증권주 역시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주요 상장 증권사 6곳은 호실적이 예상된다. 1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 이상으로, 전년동기 대비 680%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시거래대금은 지난해 대비 훨씬 높은 수준이고, 작년 실적 부진의 원인이었던 사모펀드와 해외 대체투자 관련 충당금, 손실도 대부분 반영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증권가에선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과 삼성증권을 주목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감익을 기록해 이익 기저에 대한 부담이 적고, 카카오뱅크의 연내 상장에 따른 주가 모멘텀이 예상되서다. 삼성증권은 리테일 비중이 높고, 높은 배당 여력이 투자 포인트다. 다만 금리 상승에 대한 불안 지속과 증시가 박스권에서 횡보할 경우 이익 둔화 등은 향후 실적의 제약 요인이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상장 증권사 6곳(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키움증권)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5653억원으로, 전년동기(2016억원) 대비 676% 급증할 전망이다.

호실적 배경은 최근 주춤한 증시 거래열기에도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가 기대되서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코스피 19조950억원, 코스닥 13조2738억원으로 1월 대비 각각 27.9%, 15.0% 하락했다. 2월 전체 평균 거래대금은 32조3688억원으로, 전월(42조966억원) 대비 23% 감소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작년 2월(14조1750억원) 대비 128% 급증한 수치로, 증권사들의 이익 안정성 개선이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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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중에선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의 선전이 예상된다. 작년 1분기 대규모 ELS 운용손실을 냈던 한국투자증권은 올 1분기 3226억원 영업이익을 거둬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영업익 기준 1위가 점쳐진다. 교보증권은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발행어음 및 부동산 투자신탁 등 신규사업 진출과 자회사를 통한 성장 및 수익 개선이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며, “카카오뱅크 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쟁사들의 주가 하락에도 연초 대비 3.9%(8일 종가 기준) 올랐다.

증권가에선 브로커리지 이익 모멘텀이 약화될 경우엔 자산관리(WM)와 IB 부문으로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가진 증권사들이 우수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각각 3215억원, 269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1.80%, 400.2% 증가할 전망이다. 자기자본 9조원대를 보유한 미래에셋대우인 경우 적극적인 자본활용(PI) 활동, 네이버와 금융 협업(마이데이터사업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자사주매입 및 배당)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NH투자증권은 견고한 IB부문 경쟁력과 더불어 ‘나무(모바일 증권거래 서비스)’를 통해 늘렸던 개인계좌에 힘입어 올해에도 개인매매거래 증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영업이익 증가율만 보면 리테일 비중이 높은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이 강세다. 각각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354억원, 246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70%, 2295.2% 증가한 수치다. 삼성증권의 작년 배당금총액은 2019년 대비 29.4% 증가한 규모로, 투자 매력도도 높아졌다. 또, 4분기 ELS 변동성 관리를 위해 일회성 비용을 인식한 만큼 관련 올해 손익 변동성은 축소될 전망이다. 역으로 양사인 경우 증시 민감도가 높다. 최근 증시가 불안정하자 연초 대비 주가는 각각 7.4%, 11.5% 감소했다. 미래에셋대우(-1.8%), NH투자증권(-1.3%) 등과 대조적이다.

주가 성적은 메리츠증권이 두드러졌다. 현 주가는 4105원으로 올초 대비 13.6% 뛰었다. 메리츠증권의 작년 주당 배당금은 320원으로 2019년 대비 60% 가량 급증했다. 인수금융을 앞세워 지난해도 호실적을 거뒀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7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5% 증가할 전망이다.

관건은 증시와 금리 변동성이다. 증시가 박스권에서 횡보할 경우, 거래량 정체로 브로커리지 수익 둔화가 예상되고, 금리 상승으로 채권 평가 손익 축소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3000포인트 수준에서 방어되고 있고 1~2월 37조원 수준의 거래대금을 보였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은 전 분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분기에 손상차손을 많이 반영한 회사는 이번 분기에 실적이 잘 나올 것으로 본다”면서 “관건은 박스피 장세가 지속될 경우에 대비한 증권사별 차별화 전략이 중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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