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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장 대규모 대북정책 추진 원치 않아...북 자극 피하려 톤다운 결정”

“바이든, 당장 대규모 대북정책 추진 원치 않아...북 자극 피하려 톤다운 결정”

기사승인 2021. 03. 17.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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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바이든, 당장 대규모 대북정책 추진 원치 않아"
"대북 접근, 도발 방지·중국에 보여주기 위한 목적"
"백악관 NSC, 대북정책 검토 기간 북한 자극 피하려고 톤다운 부드러운 어조 사용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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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동안에는 북한을 자극하는 것이 미국의 목표에 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미 NBC뉴스는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이날 오후 일본 도쿄(東京)에서 미·일 외교·국방장관(2+2) 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도쿄 A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동안에는 북한을 자극하는 것이 미국의 목표에 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NBC뉴스는 16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현 고위 관계자 3명과 전 관계자 1명을 인용해 미국 국가안보팀이 지난달 초 이같이 결정했다며 이후 북한에 대해 보다 톤다운된 부드러운 공개적 어조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 미 행정부 전 고위 관계자 “바이든, 당장 대규모 대북정책 추진 원치 않아...대북 접근, 도발 방지·중국에 보여주기 위한 목적”

특히 전 고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 정권의 크고 자발적인 양보가 없는 상황에서 당장 대북정책을 크게 추진하기(big push)를 원하지 않고, 바이든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접근의 목표는 대북정책 검토가 끝나기 전에 북한의 도발을 막으려는 것과 미국이 대북 접촉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중국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현 관계자들이 비공개적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최근 알려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접촉 시도가 북한의 도발 방지와 중국에 대한 메시지라는 것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일본 도쿄(東京)에서 가진 미·일 외교·국방장관(2+2)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위험 고조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2월 중순부터 뉴욕(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을 포함한 북한 정권 채널과 접촉하려고 했지만 지금까지 평양으로부터 응답을 얻지 못했다”며 “미국이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북한과의 적극적인 대화가 1년 이상 없었다”고 말했다.

김여정, 한미훈련 비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019년 3월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묘를 방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NBC “백악관 NSC, 대북정책 검토 기간 북한 자극 피하려고 톤다운 부드러운 어조 사용 결정”

고위 관계자 2명은 북한에 대한 부드러운 어조 사용은 NSC 고위 참모 회의에서 결정됐고, 현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은 북한이 아직 새 행정부에 도발하지 않았을 때 ‘배를 흔들지 말라’는 것으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우리가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를 더 잘 알기 전까지 우리는 풍파를 일으키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바이든 정부 출범 두 달이 다 돼 가도록 도발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고, 국가안보 참모들도 이런 식으로 유지되길 원한다고 관계자들을 말했다.

북한은 2017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취임 22일 만에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시험 발사했고,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 취임 한 달여 만에 장거리 로켓 발사를 예고한 뒤 출범 74일 만에 실제로 쏘아 올렸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 같은 기조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최고위 국가안보 참모들은 미 법무부가 지난달 17일 가상화폐를 빼돌린 혐의로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 3명의 기소 사실을 발표하면서 북한을 ‘국기를 단 범죄조직’으로 칭하자 백악관 참모들이 발끈했다고 NBC는 전했다.

존 디머스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이들은 마스크와 총보다는 키보드를 사용하고, 현금 자루 대신 암호화폐의 디지털 지갑을 훔친다”며 “북한 공작원들은 전 세계를 선도하는 21세기 국가은행 강도”라고 비판했다.

데머스 차관보의 레토릭(수사)은 북한에 대한 공개 언급 시 사용하기로 고위 당국자들이 수일 전에 합의했던 톤다운 형식이 아니었고, 이는 북한에 적대감을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었기에 NSC 참모들은 법무부에 우려를 표하기까지 했다고 NBC는 전했다.

NBC는 “이 사건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싸울 필요가 없었던 위기를 불러일으키는 데 대한 백악관 우려를 분명히 보여준다”며 “북핵 위협을 무시하는 게 최선일지 정면으로 맞서는 게 나을지에 대한 정부 내 긴장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김여정 성명에 블링컨 국무 “익숙치 않지만 흥미로워”...백악관 대변인 “북한 발언에 언급하지 않아”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첫 대미 공개 경고에 로우키(Low-key·낮은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일본 도쿄(東京)에서 가진 미·일 외교·국방장관(2+2)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별로 익숙하지 않은 코멘트이지만 매우 흥미로운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가 이 지역, 일본에 온 이유”라고만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나는 북한에서 나온 발언에 직접 언급이나 반응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대양 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 마디 충고한다”며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전했다.

NBC는 관리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4월 또는 5월 초까지는 끝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면서 이 검토 과정에는 대북정책에 관여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과의 논의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성 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지난 12일 언론과 전화 브리핑에서 대북정책 검토 상황과 관련, “정확한 시간표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신속하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나는 아마 수주 내에 검토를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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