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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백악관 초청받은 삼성전자, 우리는 홀대 않나

[사설] 백악관 초청받은 삼성전자, 우리는 홀대 않나

기사승인 2021. 04. 0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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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12일 반도체·자동차·기술기업 등을 불러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긴급회의에 삼성전자를 GM, TSMC 등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와 함께 초청했다. 그만큼 반도체 공급자로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이 높다는 뜻이다. 이 회의에서 백악관이 삼성전자에 미국 내 공장 증설이나 대규모 신규투자를 요청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번 긴급회의를 소집한 직접적인 이유는,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 문제가 자동차업체를 넘어서 가전 등 여타 업종으로 확산될 조짐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장·단기 반도체 수급 상황과 대책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향후 반도체 자립을 향한 미국과 유럽의 동향 등을 포함해 반도체 공급망 재편의 전기가 될 수도 있다.

미국 백악관이 이처럼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은 어떤 부품의 단기적인 품귀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문제의 부품이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반도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다 모든 정밀 군사기기에 반도체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 문제는 미중의 기술패권과 군사·안보 문제도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이 이처럼 글로벌 공급망 주도에 힘쓰고 있다.

현재 아시아에 반도체 생산(기지)이 편중돼 있다는 인식이 있는 만큼 백악관으로서는 대만 TSMC나 삼성전자에 미국 국내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일환으로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 시설투자를 하면 투자액의 최대 40%를 법인세에서 공제하는 가칭 ‘미국을 위한 반도체법안(CHIPS for America Act)’을 백악관이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조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애를 쓰는 굴지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자인 삼성전자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그러나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대접받는 삼성전자의 국내 투자를 위해 파격적 조건을 내건 적이 있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당장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중이어서 누구를 백악관회의에 보낼지 고심하고 있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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