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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지난해 최소 1000명 짐 쌌다…올해 탈출 러쉬 본격화하나

항공업계, 지난해 최소 1000명 짐 쌌다…올해 탈출 러쉬 본격화하나

기사승인 2021. 04.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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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합병 이슈로 퇴사자 더 늘듯
항공업계재직자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최소 1000여명이 넘는 항공업계 인력이 짐을 싼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법정관리 절차를 밟으며 회사 현황 자체가 집계되지 않는 이스타항공 재직자수까지 고려하면 이보다 더 많은 인력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리라는 예상을 못했던 만큼 ‘함께 버티자’는 기조가 강했다면, 올 들어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의 인수·합병 등의 이슈를 중심으로 탈출하는 인력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 항공사 6곳의 지난해 말 기준 재직 임직원 수는 3만606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 말 3만7230명보다 1000명 가까이 감소한 수준이다. 외감법인인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 등 시장점유율이 비교적 낮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포함되지 않은 숫자다.

회사별로 보면 대한항공 임직원 수가 1만9063명에서 1만8518명으로 545명 감소했고, 아시아나항공도 9155명에서 8952명으로 203명 줄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도 186명 감소한 3120명,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각각 85명, 74명씩 줄어든 1857명, 2236명이었다. 에어부산 역시 1454명에서 1380명으로 74명 줄었다. 여기에 현재 회사 현황 자체가 집계되지 않는 이스타항공은 주요 경영진들을 제외한 대다수 인력들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항공업계에 종사하던 인력의 감소폭은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재직자수는 지난해 3월 기준 1613명이었다.

최세종 한서대학교 항공정비학과 교수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항공업계가 정통으로 맞았지만 나가기 싫은데 강제로 구조조정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아니었다”며 “항공업계는 전문 인력이 많아 대부분 정년까지 채우는 60세 넘는 임직원이 많은데, 정년을 채우고 늦게 구인구직 시장에 나오면 새로운 곳에서 자리 잡기 어렵다는 점을 개개인 구성원들 스스로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말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 승인 이후 본격적인 인수·합병이 시작될 경우 중복 인력 등을 중심으로 퇴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진그룹은 우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병시킨 뒤 LCC 자회사들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도 순차적으로 합병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원칙을 수차례 강조해왔지만, 중복 인력들의 직무 재배치 등에 따른 퇴사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한항공 임직원과 아시아나항공 임직원 간 중복되는 백오피스 인력만 1200여명 정도에 달한다고 밝혔다. 매년 발생하는 정년퇴직과 자연감소 인원과 함께 부문별 인력 재배치를 통해 해소한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정작 현장에선 재배치를 원치 않는 인력들이 먼저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 부분 또한 우 사장이 말한 ‘자연감소 인원’에 포함되긴 하는데, 이는 향후에 통합될 LCC 3사에도 해당되는 얘기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합병 후 중복되는 인력은 대부분 현장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경영지원 성격이 강한 부서 소속 인원”이라며 “그동안 해오던 직무와 관련없이 갑작스럽게 현장에 재배치되는 인력들은 개개인 스스로 자신의 커리어를 생각해 퇴사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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