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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행장 권한 밖인데”…2주 뒤 출근저지 투쟁 예고한 기업은행 노조

“윤종원 행장 권한 밖인데”…2주 뒤 출근저지 투쟁 예고한 기업은행 노조

기사승인 2021. 04. 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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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추천이사제 무산 후폭풍
사외이사 교체, 금융위에 결정권
업계 "노조, 무리한 책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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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기업은행장./제공=기업은행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불발로 기업은행 노사 갈등이 재현될 조짐이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노조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조가 추천한 후보를 포함해 복수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는데, 임면권자인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노조 추천 인사를 배제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이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약속을 저버렸다며 2주 뒤 출근저지 등으로 압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윤 행장이 노조가 추천한 인사를 제청하는 등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고 보고 있다.

노사갈등이 심화되고, 노조의 압박이 거세지면 윤 행장과 기업은행 모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윤 행장의 경영환경이 위축되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 역할에도 제한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조는 이달 마지막 주 윤종원 기업은행장에 대한 2차 출근저지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노사 합의사항이었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초 윤 행장이 취임하는 과정에서도 노조는 ‘낙하산 인사’라는 이유로 출근저지 등 강도 높은 반대 투쟁을 한 바 있다.

금융위는 지난 8일 정소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정훈 단국대 행정복지대학원 겸임교수를 기업은행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모두 사측이 추천한 인사로, 노조 측 후보 1명에 대해서는 부적격 판단이 내려졌다. 다만 금융위는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노조는 제청 과정에서 윤 행장이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후보자가 비적격자로 예상되면 다수의 후보를 더 추천하겠다고 밝혔지만, 은행이 별다른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에서는 노조가 과도한 주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윤 행장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노조추천인사까지 후보군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임면권자인 은 위원장이 거절한 사안에 대한 책임을 윤 행장에게 묻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노조는 은행과 정부 측에 책임자 문책,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재논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사외이사 선임 절차가 끝난 데다가 사외이사를 교체할 수 있는 권한 또한 금융위에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행장은 노조 측 후보를 제청하는 데서 역할을 다했다고 본다”며 “노조의 요구는 윤 행장의 권한 밖에 있어, 수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윤 행장 출근저지에 다시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노사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윤 행장과 기업은행의 경영환경에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운 중소기업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윤 행장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수록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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