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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9 대선 앞두고 정치권 “2030 표심을 잡아라”(종합)

내년 3·9 대선 앞두고 정치권 “2030 표심을 잡아라”(종합)

기사승인 2021. 04. 13.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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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차별·불공정·젠더 갈등 등
공감할 수 있는 정책적 접근"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공정 이슈가 화두...연공서열 아닌
정치입문도 토론배틀 실력으로 승부
[포토]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왼쪽 네번째)이 지난 4월 8일 국회에서 4·7 재보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 총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 송의주 기자
내년 3·9 대선이 11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0·30세대가 캐스팅 보트로 급부상하면서 정치권의 청년표심 잡기에 비상이 걸렸다. 4·7 재보궐 선거에서 20대 남성과 여성의 표심이 극명하게 엇갈림에 따라 각 정당들의 ‘청년 구애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일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만 18살 이상 20대 남성의 72.5%가 국민의힘 오세훈 시장을 지지했다. 거의 몰표에 가까운 수치다. 반면 집권 여당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20대 남성 득표율은 22.2%에 불과했다. 20대 여성의 경우 44.0%가 박 후보, 40.9%가 오 시장을 지지했다. 20대 여성의 15.1%는 소수정당·무소속·기타 후보에 투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결과를 정당이나 후보의 지지로 봐서는 안 된다고 분석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13일 “이번 보궐선거는 명백하게 경고 투표였다”며 “국민의힘과 국민의힘 후보가 좋아서가 아니라 경고 성격이 분명히 드러난 투표였다”고 분석했다. 배 소장은 “오히려 20%에 가까운 20대 여성이 소수정당에 투표를 했다”며 “20대 여성들은 양성평등이 실질적으로 존중받는 사회이길 원하는데 그런 이야기를 소수정당 후보들이 했다. 우리 마음을 알아달라는 강한 경고를 포함한 것”이라고 봤다.

여야는 2030의 표심이 엇갈린 것은 공정과 역차별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여성을 우대하는 정책에 대해 20대 남성들은 역차별·불공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누구나 공정하게 경쟁하고 이에 따른 결과를 인정하는 것이 2030세대”라고 규정했다. 김 의원은 “지금처럼 젠더갈등이 크고 심각한 상황에서는 (성별에 관계없이) 20대 누구나 폭넓게 공감할 수 있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이날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큰 틀에서 보면 문재인정부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2030의 경우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한 민감도는 그 윗세대보다 떨어진다”고 봤다. 이 전 최고위원은 “결국 공정의 이슈가 화두”라고 규정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그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됐던 20대 남성의 경우에는 문재인정부의 갈라치기 정책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실효성 있는 정책” vs 국민의힘 “젊은층 메시지 플래폼”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대선을 앞두고 2030 표심 확보를 위해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청년들은 정치적 성향으로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실직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당과 정책을 보고 투표를 하는 경향이 많다”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그런데 청년들로부터 민주당이 뚜렷한 청년 정책이 부족하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실효성 있는 정책을 갖고 접근하겠다”며 “말로만 해서는 안 되고, 정책으로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2030이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기 보다는 기대치가 저물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충분한 토의 과정을 거쳐서 2030 정책들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의원은 “지도부의 행보가 당원 중심이 아니라 민생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청년 당원 말고, 진짜 청년들을 직접 만나고 소통하면서 민심에서 바라보는 2030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젊은층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플랫폼을 자처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4·7 보궐선거 2030 시민유세단과 관련해 “메시지가 거칠고 서툴렀지만 그 소구력이 기성정치인보다 훨씬 좋았다”고 평가했다. 김 비대위원은 “앞으로 당이 직업 정치인이 아니지만 언제든지 당에 요구하고, 대한민국이 어떤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플래폼으로서 기능을 해줘야 지금의 2030 지지율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젊은이들의 정치 입문 방식도 바꿀 계획이다. ‘공개 토론 배틀’ 형식으로 ‘공정’의 이미지와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금은 젊은 사람이 당에 들어올 때 추천을 받거나 알음알음 들어온다”며 “선거 때 발생한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기존의 방식이 아닌 토론 배틀을 활성화시켜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연공서열이 아니라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토론 배틀은 이번 달 앞으로 할 방침이다.

김 비대위원은 20대 여성들의 15.1%가 소수정당에 투표한 것과 관련해 “20대 전체가 부조리를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특히 여성들이 예민하게 생각하는 젠더 이슈, 그리고 이번 보선이 성 비위로 인해 발생한 선거인만큼 부조리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받아줄 그릇이 됐어야 하는데 준비가 좀 덜 됐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 비대위원은 “약자와의 동행, 청년 이슈 등을 꾸준히 선점하고 동시에 젠더 이슈도 적극적으로 논의해 나가면 20대 표심을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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