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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19·진단 부재 등으로 붕괴된 기초학력

[사설] 코로나19·진단 부재 등으로 붕괴된 기초학력

기사승인 2021. 04. 1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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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등학교 학생들의 기초학력 붕괴현상이 심각하다고 한다.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중학생들이 ‘2분의 1 더하기 3분의 1은?’이라는 물음에 ‘5분의 2’라고 대답했을 정도라고 한다. 이처럼 기초학력이 부실해진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분수’ 덧셈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올라왔기 때문인데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원격수업 의존이 이런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게 일선 교사들의 이야기다.

우선 지난달 초중등학교가 새 학년들의 등교수업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진행했던 원격수업에 따른 ‘학력 구멍’이 드러나고 있다. 원격수업 출석률 100% 등 표면적 실적은 좋았지만 막상 교사들이 학생들을 대면해보니 기초학력이 조금 떨어진 게 아니라 학생의 절반 가까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수업을 못 따라온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원격교육 자체가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데다 대면수업에 비해 산만해지기 쉽고 이를 통제하기도 어려워 아이들의 기초학력이 부실하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교사들이 복습을 시키거나 쉽게 가르치고는 있지만, 기초부터 하나씩 다시 가르칠 여력은 없기 때문에 ‘이해하고 따라오는 학생에 맞춰서 수업하고 있다’고 한다. 뒤떨어진 학생에게 기초학력을 보충할 기회가 없게 된다는 암울한 이야기다.

이런 원격교육의 문제 못잖게 이런 기초학력 부진현상의 근본원인이 학력에 대한 ‘진단의 부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초등학교 6개 학년 동안에는 시험을 안 본다고 한다. 시험 성적에 따른 줄 세우기가 아이들에게 상처가 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이는 아픈 곳을 찾는 ‘진단’을 배제한 채 치료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처럼 무모하다. 그런데 이런 진단의 부재가 방치돼 왔다.

의무교육의 목표는 모든 민주시민이 최소한 기초학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낙인찍기 효과가 두려워서 시험을 배제해서 기초학력의 붕괴사태를 초래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공개를 하지 않는 채 시험을 보는 등의 방안을 강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교육당국의 근본적 대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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