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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만으론…” 정유업계, 수소사업 속도 낸다

“석유만으론…” 정유업계, 수소사업 속도 낸다

기사승인 2021. 04. 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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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 수소충전소 상상도. /제공=현대오일뱅크
국내 정유사들이 수소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 가속화와 정부의 ‘그린 뉴딜’에 발맞춰 정유 중심의 사업구조를 탈피해 신사업 기회를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그룹 차원의 ‘수소 경제’ 로드맵 속에서 한축을 맡으며 수소 사업화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85%인 정유 부문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40%까지 줄일 계획이다. 매출 절반 이상을 비정유 사업에서 내겠다는 각오다.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과 화이트 바이오와 함께 3대 미래 사업으로 꼽히는 블루수소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지주가 사우디 아람코와 함께 협력하는 ‘수소프로젝트’의 중요한 축을 맡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LPG를 수입해 수소생산설비를 통해 블루수소를 생산, 탈황설비에 활용하거나 차량, 발전용 연료로 판매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톤을 생산·판매한다는 목표다. 수소 충전소도 2030년까지 전국 180여곳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이달 초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수소 생산업체 에어프로덕츠와 협력에 나선 것도 수소 생산기술 고도화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에어프로덕츠의 앞선 제조기술을 활용해 저렴한 원유부산물과 직도입 천연가스로 수소를 생산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는 “블루수소 등 미래사업이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을 2030년까지 70%까지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기존 정유·석유화학·윤활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와 함께 신사업 진출에 고심 중이다. 특히 신사업 중 하나로 수소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수소산업 전반의 사업진출을 계획 중으로,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와 협력을 통해 그린수소, 그린암모니아를 활용한 사업 및 액화수소 생산·유통사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

차세대 연료전지 기업 투자에 나서 수소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에쓰오일은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FCI의 지분 20%를 확보해 국내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수소산업 진입을 위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수소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사우디 합작법인인 FCI는 40여건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FCI는 2027년까지 최대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100MW 이상 규모의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그린수소 사업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이외에 서울 시내에 복합 수소충전소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버스·트럭의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관련 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에도 참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향후 5년간 18조원을 투입하는 SK그룹의 수소생태계 구축에 힘을 보탠다. SK그룹은 SK E&S를 중심으로 2023년부터 연간 3만t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설비를 건설해 수도권 지역에 액화수소를 공급할 계획인데,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이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를 공급하게 된다. 특히 SK이노베이션 산하의 SK종합화학은 최대 수요처인 수도권에 인접해 수소의 장거리 운송에 따른 비용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갖췄다는 평이다.

정유업계가 수소 사업에 눈길을 돌리는 것은 정유업과 시너지 창출이 용이하고 향후 무한한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어서다. 오는 2050년까지 글로벌 수소시장 규모는 7000억 달러(약 8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탄소중립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된 상황도 작용한다. 2019년 기준 정유산업의 연간 탄소 배출량은 3200만톤으로 전체 산업 배출량의 약 6%를 차지한다.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에 이은 4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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