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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금융’ 손 떼는 씨티은행…힘 싣는 SC제일은행

‘소매금융’ 손 떼는 씨티은행…힘 싣는 SC제일은행

기사승인 2021. 04. 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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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 한국 리테일금융 시장 철수
기업금융 집중 사업전략 재편 추진
SC제일, 실적증가 탄력 받고 '확대'
자산관리 역량 강화로 경쟁력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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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상반된 영업전략을 추진한다. 씨티은행은 그룹 차원에서 소비자금융 부문을 철수키로 하면서 기업금융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인 반면, SC제일은행은 오히려 은행에 증권 비즈니스를 결합하고 자산관리 역량도 강화하는 등 리테일금융(소매금융) 부문에 더욱 힘을 싣기로 했다.

씨티은행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제주은행 제외) 중에선 가장 적은 영업점을 유지하며 리테일금융 비중을 지속 줄여왔다. 개인금융과 리테일 부문 실적도 몇 년 새 크게 위축됐다.

SC제일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주주로도 참여하며 기업금융과 함께 소매금융까지 경쟁력을 높여가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한국시장에서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의 입지가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두 은행 모두 한국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하지만 전략 차별화로 시장철수 우려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한국 리테일금융 시장 철수를 추진한다. 씨티은행 본사인 미국 씨티그룹은 지난 15일 아시아와 유럽 및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소비자금융사업을 4개의 글로벌 자산관리센터 중심으로 재편하고,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의 소비자금융사업 출구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은 구체적으로 소비자금융 철수 계획을 마련하지는 않았지만, 기업금융 중심으로 사업전략을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2004년 씨티그룹이 한미은행을 인수하면서 등장한 씨티은행이 17년 만에 리테일 시장 철수를 공식화한 셈이다.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부문 철수는 어느정도 예견돼 왔다. 2017년 130여 개에 이르는 영업점을 대규모 통폐합해 40여 개 지점만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오히려 소매금융에 힘을 싣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올해 자산관리(WM) 서비스 확대와 증권 비즈니스와의 결합 등 리테일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새로 짰다.

3연임에 성공한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연초 “은행 업무 일부가 급부상하는 빅테크로 점차 이전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증권비즈니스와 결합한 복합점포를 개설하고, SC그룹의 신규 IT투자를 통해 디지털 역량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WM서비스를 고액 자산가부터 중산층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서비스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은 오는 7월 출범을 준비하는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에도 지분투자를 하는 등 한국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두 은행의 리테일 부문 전략 변화는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8년에는 씨티은행이 당기순익으로 3079억원을 기록, SC제일은행을 크게 앞섰다. 하지만 2019년에는 역전됐고, 지난해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영업점 수도 2016년 말 SC제일은행은 254개에서 지난해 말 기준 200개로 21%로 감축했지만, 씨티은행은 같은 기간 133개에서 43개로 68%나 감소했다. 이 때문에 씨티은행의 개인·소매금융 부문 실적은 3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씨티은행의 소매금융부문 철수 결정으로 한국 시장에서 두 은행의 입지도 사뭇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씨티은행이 소매금융 부문 철수를 결정하면서 고객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면서 “SC제일은행의 경우 소매금융 부문을 유지하고, 자산관리 역량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인 만큼 시장에서 두 은행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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