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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 홍콩 부동산 시장 완전 폭망

아 옛날이여! 홍콩 부동산 시장 완전 폭망

기사승인 2021. 05. 0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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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급감과 경제 불황으로 직격탄 맞아, 반등 어려울 듯
한때 세계를 경악시킬 만큼 엄청난 위용을 자랑했던 홍콩의 부동산 시장이 그야말로 괴멸적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완전 폭망이라는 단어를 써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더구나 앞으로도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홍콩
홍콩 부동산 시장은 상상을 불허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 부동산 불패 신화가 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제공=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
부동산 시장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8일 전언에 따르면 홍콩의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 가격은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을 불허했다. 고작 10평방미터 남짓한 닭장 같은 원룸의 가격이 평균 500만 홍콩 달러(7억 원) 전후였다면 말 다했다고 해야 한다. 나정주 홍콩 한국인회 회장이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전 세계 최고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미 뉴욕 맨해튼이 진짜 우습다”면서 혀를 내두르는 것은 절대 괜한 게 아니다.

그러나 최근 이런 상황이 갑자기 급변할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표현이 과언이 아니었던 가격이 폭락하면서 과거의 영광이 도무지 무색하게 되고 있는 것. 주룽(九龍)반도에 소재한 20평방미터 규모의 한 아파트의 처지만 살펴보면 정말 그렇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2년여 전만 해도 이 아파트의 가격은 무려 1200만 홍콩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금은 20% 이상 떨어지면서 900만 홍콩 달러 남짓하다.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1년 내에 최소한 10%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홍콩의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홍콩인들과 외국인들이 대거 홍콩을 떠나는 현실을 꼽을 수 있다. 3년여 전만 해도 홍콩은 중국의 영향권 아래에 있었으나 그래도 나름 ‘홍콩 자치’가 지속될 것이라는 희망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2019년 초부터 범죄인의 중국 송환을 규정한 이른바 ‘송환법’ 제정이 이슈가 되면서부터 상황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까지 제정, 시행된 이후에는 완전히 분위기가 이전과는 180도 달라졌다. 사회 전반적으로 홍콩의 중국화가 확연한 현실이 된 것이다. 홍콩인들과 외국인들이 더 이상 홍콩에 미련을 가지지 않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본격적 경제 쇠락도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과거 홍콩 경제는 최소한 5% 전후의 성장은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잘해야 2∼3%가 고작이다. 앞으로도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자연스럽게 실업률도 6%를 넘어서면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10% 가까이 치솟지 말라는 법도 없다. 부동산 가격이 내리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홍콩의 부동산 신화는 이제 “아, 옛날이여!”라는 말이 나올 만큼 색이 바래고 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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