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바늘구멍’ 일본 고령자 백신 예약, 고위직 ‘특혜 예약’ 논란

‘바늘구멍’ 일본 고령자 백신 예약, 고위직 ‘특혜 예약’ 논란

기사승인 2021. 05. 11. 16:0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6fb76205c32354706fbfd9dd288a9456_2
스기 홀딩스 회장 부부에 대한 백신 예약 특별대우를 지시한 니시오시 곤도 부시장. 사진= 아이치 현 니시오시 공식사이트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으려는 고령자들이 몰리며 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일부 고위직이 특혜를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예약을 시작한 3일 오전 예약 사이트에는 1분만에 200만건의 접속이 몰리며 흡사 연예인의 티켓팅을 보는 듯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예약을 대신 해주는 업체까지 나타나고 있다.

예약 방법이 전화 혹은 인터넷 예약에만 한정돼 있어 접종 희망자들이 한꺼번에 몰리자 전국 각지의 지자체 사이트 서버가 다운됐으며 통신회사가 통신망 안정을 위해 150개의 지자체에 대해 사이트와 전화 접수 창구를 일시중지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직접 지자체 사무소와 시청 등에 찾아가 “언제가 돼야 예약을 할 수 있는 것이냐”며 직접 항의 하는 고령자들도 적지 않았다.

직접 예약이 어려운 고령자들을 대신해 예약을 해주던 손자와 손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침부터 200번 이상 전화해도 연결이 되지 않는다. 너무 심하다”, “아침 9시부터 50번 이상 전화해도 받지 않아 인터넷 예약으로 바꿨는데 예약 사이트도 서버 다운이 됐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예약 자체가 힘든 상황에서 일부 고위직에 대한 ‘특혜 예약 의혹’이 발각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교도 통신·아사히 신문·요미우리 신문·산케이 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아이치현 니시오시의 곤도 요시히데 부시장이 보건 당국에 지시해 대형 약국 체인인 ‘스기 홀딩스’를 경영하는 스기우라 코이치 회장(70)과 그 부인(67)의 예약을 우선적으로 확보한 정황이 밝혀졌다.

시 관계자는 교도 통신과의 취재에 응해 “스기 홀딩스의 비서들이 연일 연락하여 예약에 특별 대응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몇 번 이나 거절했지만 끈질긴 요구에 결국 부시장과 건강 복지부 부장에게 상담해 특별 대우를 결정했다”고 인정했다.

이에 대해 거센 비판이 일자 곤도 부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예약을 취소했다고 밝히며 “해당 기업의 지역에 대한 기여도를 생각해 특별 대우를 지시했다. 행정의 공평성을 위반한 것을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 사죄했다.

고노 타로 백신 접종 담당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그런 사례가 있다는 것은 들었다. 일부 지위계층에 대한 특별 대우는 전혀 할 필요가 없다. 희망하는 모든 분들이 평등하게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의 공급량도 확보 됐으니 너무 조급해하지 않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또 “가족 전원이 한꺼번에 접속하면 전화 회선도 인터넷 서버도 마비된다”며 가구당 1명이 대표로 예약할 것을 당부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