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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의 마음, 詩로 읽고 寫眞으로 보다! <연산군 5>

임금의 마음, 詩로 읽고 寫眞으로 보다! <연산군 5>

기사승인 2021. 05. 16.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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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
조선시대 왕이 입회할 때 과거시험장으로 사용되었던 창덕궁 영화당.
<연산군>
5. 무제
夜靜殿頭桐雨? 칠흑 같은 깊은 밤 빗소리는 거문고 선율만큼 애달프고
寒???起愁腸 귀뚜라미 소리에 근심과 슬픔이 더 깊어진다
瑤琴閑取飜新曲 한가롭게 거문고를 치며 잠시 근심을 내려놓자
無限秋思興轉長 끝없는 가을 시름과 흥이 거문고 줄을 타고 흘러가네

연산군
능수 버드나무를 차경으로 가져온 경복궁 경회루 2층.
<해설>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어오자 연산군 마음에도 가을이 찾아왔다. 은은한 달빛을 벗 삼아 문밖으로 귀를 기울이니, 어느새 풀벌레 소리와 새소리가 외로운 영혼 속으로 파고들었다.
수많은 여인과 온종일 시간을 보냈건만 깊은 밤에 찾아온 절대고독이 임금의 마음을 더욱 고독하게 했다. 물속에 있어도 목이 마른 것처럼 많은 여인과 신하들이 곁에 있어도 속마음을 터놓을 진정한 벗이 없었던 연산군. 그는 이렇게 슬픈 마음을 위로해 줄 사람이 없자 밤새 술잔을 기울이며 예민한 시심을 글로 달랬다.
1506년(연산군 12) 음력 7월 1일 자에 기록된 이 시는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성큼 찾아왔을 때 마치 시인처럼 서정성을 드러낸 작품이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흥청들과의 유흥, 간신들의 배신 등을 주제로 한 시들과는 달리 연산군은, 그리움과 슬픔 그리고 외로움이 생길 때마다 오롯이 달빛을 벗 삼아 자신의 마음을 시를 통해 자신을 위로한 것이다. 글/사진 이태훈. 에디터 박성일기자 rnopark99@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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