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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있지만 개념은 없다” 코로나19 재확산 베트남이 분노한 까닭은

“돈은 있지만 개념은 없다” 코로나19 재확산 베트남이 분노한 까닭은

기사승인 2021. 05. 1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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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ㄴㅇㄹ
의도적으로 행선지 등 의료신고를 하지 않았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베트남 공기업 간부가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확진 판정 이후 봉쇄된 해당 간부가 근무하던 곳./제공=베트남통신사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재발한 베트남에서 의도적으로 행선지를 신고하지 않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공기업 간부에게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공기업 자회사의 사장인 해당 확진자는 직무정지 하루만에 해임됐으며 당국의 엄중한 처벌까지 맞딱뜨리게 됐다.

16일 뚜오이쩨 등 현지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하노이 주택개발투자공사(Handico)는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제2 건설투자사(Hacinco)의 응우옌 반 타인 사장을 해임을 결정했다. 그가 코로나19로 인한 질병 예방 및 통제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이유로 직무가 정지된지 하루만에 해임까지 결정된 것이다. 타인 사장 부부는 최근 있었던 노동절 연휴기간 중부 다낭 지역에서 휴가를 보내고 왔음에도 불구, 행선지를 신고하지 않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으며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타인 사장은 지난 12일 부인과 함께 기침·인후염 증상으로 하노이 시내 병원의 응급실을 찾았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만해도 방역 당국이 주요 감염사슬을 파악, 격리·봉쇄조치 하며 상황을 통제하고 있었다. 수도 한복판에서 새로운 감염사슬이 등장하자 방역 당국은 물론, 시민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두 부부가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보고 주요 행사에 참석하거나, 시내외 곳곳을 이동하는 등 동선도 복잡해 일순간 긴장감이 고조됐다.

그러나 베트남은 곧 이들 부부에 대한 분노로 들끓기 시작했다. 이들이 병원을 찾기 일주일 전부터 의심증상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행사와 외식 등을 즐긴 탓이다. 이들은 양성 반응이 나오기 전에도 다낭 방문 등 행선지를 신고하지 않았다가 뒤늦게야 지난달 말~이달 초에 있던 연휴를 맞이해 다낭을 방문했단 사실을 알렸다. 이들이 찾았던 하노이 시내 베트남·소련 우정병원 응급실이 즉각 봉쇄됐고, 회사와 거주 아파트는 물론 시내 곳곳이 봉쇄됐다.

의심 증상이 먼저 나타났던 부인이 베트남·소련 우정병원을 찾기 전 방문했으나 당시 위험지역 명단에 없다는 이유로 그냥 돌려 보냈던 한 사립병원도 전염병 예방 조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행위로 운영 정지와 함께 2000만동(약 100만원)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다낭에서 연휴를 보낸 이들 부부는 고급 호텔에 숙박하며 골프장까지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하노이에서 골프를 친 타인 사장은 업무 시간 중에 골프장을 방문한 사실이 밝혀지며 더욱 큰 비난에 휩싸였다. “돈은 있지만 개념이 없다”는 비판이 전국에서 쇄도했고, 결국 직무가 정지된 하루만에 해임된 그는 이제 당국의 엄중한 처벌까지 기다릴 처지에 놓였다.

이들과 밀접 접촉했던 사람이 코로나19 1차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한때 한국 교민들이 모여 거주하는 하노이 시내 아파트가 일시 봉쇄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저녁 갑작스레 해당 아파트 1개 동이 봉쇄되며 교민들의 긴장감이 높아졌지만 이후 검사에서 해당 밀접 접촉자가 음성 반응을 보여 약 하루만에 봉쇄가 풀렸다.

하노이시 방역 당국은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다낭을 방문한 모든 시민들에게 의료신고와 함께 마지막 방문일로부터 21일간 자가격리하도록 했다. 당국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안 다낭시를 방문하고 하노이로 이동한 사람은 약 5600여명이다. 당국의 조치로 연휴 기간 다낭을 방문했던 한국 기업 주재원·직원들도 재택근무 전환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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