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시트로엥·DS 초유의 ‘신차 가뭄’…한불모터스 ‘고난의 행군’ 언제까지?

시트로엥·DS 초유의 ‘신차 가뭄’…한불모터스 ‘고난의 행군’ 언제까지?

기사승인 2021. 05. 17. 19: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푸조·시트로엥·DS 차량 공식 판매처
지난해 영업이익 전년대비 63% 급감
모델 노후화·디젤 쏠림 현상 심각
전문가들 "신형 전기차 도입 급선무"
Print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푸조·시트로엥·DS의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가 유례없는 신차 가뭄으로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푸조·시트로엥·DS의 연간 판매가 ‘4000대 벽’을 넘지 못하면서 한불모터스는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한불모터스로선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지만, 올해 대어급 신차의 부재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전문가들은 수입차 시장에서 ‘탈디젤’과 ‘전동화’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한불모터스의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신형 전기차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푸조·시트로엥(DS 포함)의 연간 국내 판매량은 3541대로 전년 대비 20.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1.8%에서 1.3%로 0.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전체 수입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2.3% 증가한 27만4859대를 기록,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역대급 호황을 누린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치다.

푸조·시트로엥·DS가 지난해 판매 부진을 겪은 가장 큰 이유로는 벤츠·렉서스 등 독일·일본 브랜드 대비 낮은 인지도와 모델 노후화 등이 꼽힌다. 특히 디젤 모델에 편중된 라인업도 경쟁력 약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푸조·시트로엥·DS가 국내 판매 중인 11종의 차량 중 전기차 푸조 e-208·e-2008 SUV와 DS3 크로스백 e-텐스를 제외한 8종은 모두 디젤 모델이다. 디젤 수준의 연비를 갖춘 가솔린 SUV의 인기로 푸조의 간판 모델인 3008·5008 SUV마저 연간 판매가 각각 100대 안팎에 머물면서 브랜드 입지도 좁아졌다.

그 결과 푸조·시트로엥·DS의 자동차를 수입해 판매하는 한불모터스의 수익성도 곤두박질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불모터스의 지난해 매출은 1317억원으로 전년 대비 51.6%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7억원, 8억원으로 각각 63%, 69.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5.3%에서 1.3%로 4%포인트 하락했다. 차량 수입 시 본사에 지급하는 매출원가는 지난해 1064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원가 증가폭이 매출 증가폭보다 큰 건 본사로부터 수입한 가격에 마진을 전년보다 덜 붙였다는 의미”라며 “지난해 판관비가 전년보다 80% 가까이 늘어난 점도 실적에 일부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지4_뉴 푸조 3008 SUV 주행(1)
푸조가 지난 10일 국내 출시하고 판매를 시작한 ‘뉴 푸조 3008 SUV’./제공 = 한불모터스
더 큰 문제는 푸조 3008·5008 SUV의 부분변경 모델을 제외하면 시트로엥·DS가 올해 내놓을 신차가 아예 없다는 점이다. 한불모터스는 지난 10일 국내 출시한 ‘뉴 푸조 3008 SUV’의 판매에 집중하는 한편 향후 투입할 ‘뉴 푸조 5008 SUV’를 앞세워 하반기 실적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3008 SUV는 푸조 전체 판매량의 40%를 차지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모델”이라며 “고객 인도가 본격화되면 판매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한불모터스의 중장기적인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신형 전기차 투입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개선한 전용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를 빠르게 들여와 올해 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푸조·시트로엥·DS의 올해 1~4월 국내 판매량이 81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1% 감소한 가운데 이중 전기차 판매량이 159대에 불과했던 점도 이 같은 지적을 유발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기아와 벤츠·BMW를 필두로 전용 플랫폼 기반의 차세대 전기차 경쟁이 심화하면서 시장 또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푸조·시트로엥·DS의 경우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극복하고 저조한 판매량을 끌어올리려면 기존 디젤 라인업의 마케팅과 빠른 전동화 전환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