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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 정착률 올랐지만…여전히 낮아 소비자 피해 우려도

설계사 정착률 올랐지만…여전히 낮아 소비자 피해 우려도

기사승인 2021. 05.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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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높은 GA로 이동 활발
정착률 생보 41% 손보 57%
농협손보 79.6% 가장 높아
삼성생명은 40%도 못 미쳐
다른 설계사로 담당자 변경
부당 승환·불완전계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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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의 전속 설계사가 한 회사에 1년 이상 다니는 비율이 전년보다 늘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명보험사는 1년 안에 10명 중 6명은 보험사를 떠나 ‘고아계약’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속 설계사가 이동할 경우 기존 계약은 다른 설계사에게 넘어가는 고아계약이 발생하는데 이 경우 가입자가 보험계약과 관련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하거나 담당 설계사 교체에 따른 부당 승환계약이나 불완전판매에 놓일 수 있어 고객 피해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3월 차 생명보험사 전속 설계사 정착률은 평균 40.9%, 손해보험사 전속 설계사 정착률은 평균 56.7%였다. 각각 전년 대비 2.7%포인트(p), 3.4%p 상승했다. 13월차 정착률은 보험설계사가 보험사 전속으로 신규 등록한 후 1년 이상 보험 모집 활동을 지속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생보사가 상대적으로 정착률이 낮은 이유는 상품 차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등은 생명보험의 종신보험이나 변액보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품구조가 단순해 판매가 용이한 측면이 있다. 또 최근 적지 않은 생보사가 새 국계회계기준(IFRS17) 도입에 앞서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 보험을 늘리고 있는데, 온라인채널에서 판매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설계사들의 이탈이 늘고 있다.

정착률이 가장 높은 생보사는 미래에셋생명으로 56.5%였다. 이어 ABL생명(55.9%), 한화생명(50.1%) 등이 높았다. 빅3 가운데에는 전속 설계사 수는 삼성생명이 2만4000여 명으로 가장 많은 반면 정착률은 39.2%로 평균에도 못 미쳤다. 교보생명은 전년보다 11.6%p, 한화생명은 0.8%p 증가했지만 삼성생명은 0.5%p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신입 설계사에게 주는 정착 수수료를 기존보다 상향 조정하는 개편안을 내놓기도 했다. 정착 수수료는 기본실적을 달성하면 지급되는 일종의 고정금이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에도 지난해 신인 설계사 정착에는 큰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신인 설계사 인센티브를 조정하는 등 전속 설계사 정착률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착률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는 업계 전반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설계사 절반이 1년 안에 이탈하고 있어 고아계약 양산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고아계약이란 보험계약을 모집한 설계사의 이직이나 퇴직 등으로 계약자 관리가 되지 않는 계약을 말한다.

설계사의 잦은 이직이나 퇴직은 소비자 입장에선 보험을 관리해주던 보험료연체 사실 등의 정보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할 수 있다. 회사를 이동한 설계사가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 옮긴 회사의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승환계약 등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높아진다.

업계에선 제판분리 움직임에 따른 법인보험대리점(GA) 설립이 활발해지면서 보험사 전속 설계사 정착률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설계사 직업 특성상 수수료를 많이 주는 쪽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에서 수수료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부분이 다른 조건을 떠나서 설계사에게 금전적으로 이득이기 때문에 옮기는 분위기”라며 “생·손보 상품을 다 팔 수 있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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