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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형병원서 ‘심각하지 않다더니’ 이틀 뒤 ‘간경화 말기’ 판정

서울 대형병원서 ‘심각하지 않다더니’ 이틀 뒤 ‘간경화 말기’ 판정

기사승인 2021. 05. 1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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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부기
제보자 A씨 부친의 발이 부어있는 모습. /제공=제보자
최근 서울 동작구 소재 한 대형병원에서 간경화 말기 환자를 간경화 경증 환자로 진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진료 당시 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증상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대형병원 측은 “판단에 따라 적절한 진료가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17일 제보자 A씨는 지난 3월31일 부친이 핍뇨와 복수 등 간질환 증상을 보여 대형병원에 내원했지만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등 부적절한 대응으로 병세가 오히려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대형병원 김모 교수는 “C형 간염이 있다”는 A씨 부친의 말에도 이를 일축하며 중요한 문진 및 검사를 소홀히 한채 2주 뒤 CT 예약만 잡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귀가 후 부친의 증상이 악화되자 A씨는 4월10일 대형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A씨의 요청에 시행한 검사에서 부친은 C형 간염 양성으로 확인됐다. 당시 당직 의사는 (A씨의 부친이) 간경화가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한 뒤 중환자실이 아닌 일반병동에 입원조치했다.

하지만 A씨의 부친은 증상의 호전을 보이지 않아 12일 동탄의 한 병원으로 전원했다. 이 병원에서 증상이 호전된 A씨의 부친은 그러나 간경화 말기로 진단받고, 간이식을 권고받았다.
진단서
때를 놓친 간경화 말기 진단에 A씨는 대형병원 진료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모 교수가 초진을 제대로 하지 않은데다 응급실에서 C형 간염 양성이 확인됐음에도 전원소견서에 ‘평소 특이병력이 없었던 자’로 기록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또 응급실 당직 의사가 이틀 뒤 간경화 말기로 진단 될 병세를 심각하지 않은 상태로 진단한 것도 문제였다는 것이 A씨 주장이다.

강북의 한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틀 만에 간경화 경증에서 말기로 악화 될 수는 없다”면서 “간이식을 받아야 할 정도면 초반의 판단이 틀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A씨는 대형병원 간호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식사대용 영양제가 24시간이 지나도록 환자에게 주입되지 않아 그대로 폐기했기 때문이다. A씨가 제시한 사진에는 수액 세트 챔버(액체 주입 속도를 조절하는 부분)가 가득 찬 상태였다. 한 간호사는 “이는 약물이 너무 빠르게 들어가거나 역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주사
논란이 일자 대형병원 측은 “외래 방문을 했다는 자체가 응급 상황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인천의 한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핍뇨·복수가 차는 등의 증세는 응급 수준”이라며 “원인이 C형 간염 악화인지 종합감기약 부작용인지 알기 위해서는 피검사 등 정확한 검사 필요하다”고 말했다.

A씨는 “다른 병원으로 옮기자 하루 만에 상태가 눈에 띄게 회복됐다”며 “자신이 의료종사자가 아니었으면 더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현직 간호사다.

대형병원 관계자는 “만성간질환의 병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본적 간기능 검사와 간CT를 시행한 후 재평가가 필요함을 설명했다”며 “판단에 따라 적절하게 진료가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환자에게 콜벨 사용법에 대해 교육하지 못한 부분과 의료진 소개가 미비했던 점 사과한다”며 “의료진 자기소개에 대해 다시 교육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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