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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배당 축소 논란’ 메리츠증권, 자사주 매입소각 ‘관건’

[취재뒷담화] ‘배당 축소 논란’ 메리츠증권, 자사주 매입소각 ‘관건’

기사승인 2021. 05. 1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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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윤주
“증권주가 배당 없으면 무슨 비전이 있나.”

메리츠증권에 주주들이 등을 돌리자 주가는 17일 하루만에 14% 급락했습니다. 이날 주가는 4205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올해 초부터 이달 14일까지 24% 성장했던 메리츠증권의 주가가 단숨에 꺾인 건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이날 주가 하락은 메리츠증권이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 때문입니다. 지난 14일 장 마감 후 메리츠증권은 ‘중기 주주환원 정책’이라는 제목의 공시를 냈습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10% 수준의 배당 성향을 유지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한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실행할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이번 논란의 소지는 배당성향 축소에 있습니다. 그동안 메리츠증권은 30%대의 높은 배당성향을 자랑해왔습니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은 320원으로 2020년 별도기준 배당성향은 39.6%였습니다. 높은 배당성향이 투심을 사로잡았던 탓에 이번 발표는 주주들에 악재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메리츠증권이 올해 1분기 순이익 2117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음에도 배당을 줄인다는 소식에 주주들은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목해야할 점은 메리츠증권이 주주환원을 위한 또 다른 방안을 내놨다는 점입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이번 공시는 주주환원 정책의 두 가지 방안인 배당과 자사주매입소각 중 후자가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배당을 받으면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 하지만, 자사주를 소각하면 그만큼 지분율이 올라가고 높아진 지분율만큼의 주식을 팔아도 세금은 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메리츠증권이 추후 자사주매입소각 규모를 밝히지 않은 점은 여전한 우려 요소입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배당성향 하락은 명확하게 제시했지만 자사주 매입·소각의 규모 및 시기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에서 주주환원율 하락 우려와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메리츠증권이 주가가 떨어지는 것만을 내버려둘 리 없고, 향후 자사주 매입 정책 발표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만약 기존 배당성향에서 미달하는 부분(약 25%)에 대해 자사주매입소각을 한다면 기업가치는 훼손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메리츠증권은 빠른 시일내에 자사주 매입소각의 명확한 규모 및 시기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고 진정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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