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 옷 속에 곤충 피규어 넣고 괴롭혀”

서울 은평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들이 만 2~3세 아이들을 학대 및 방조한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어린이집 원장으로부터 담당 교사 2명이 아이들을 학대했다는 신고를 접수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교사 A씨는 지난 2018년 아이 14명을 담당하면서 아이들을 상습적으로 때리고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등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같은 반 교사 B씨도 학대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방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대 사실은 지난 11일 한 학부모가 아이에게 ‘선생님에게 맞았다’는 말을 듣고 어린이집을 찾아가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확인하면서 드러났다. 학부모가 CCTV 영상 일부를 확인한 결과, A씨는 지난 11일을 비롯해 다른 날에도 반 아이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아이들의 뒷덜미를 잡고 밥을 억지로 먹여 아이가 토하게 만들거나, 잘 놀고 있는 아이를 발로 차 넘어뜨렸다. 아이가 소변을 가리지 못하자 기저귀를 집어 던지거나 여아와 남아가 함께 있는 교실에서 아이를 발가벗겨두는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곤충 피규어를 극도로 싫어하는 아이의 옷 속에 이를 여러 개 집어넣어 괴롭히거나 여자아이의 머리채를 잡는 모습도 있었다고 한다.

학대 사실을 인지한 학부모는 원장에게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원장은 신고를 미뤄달라고 사정한 뒤 스스로 자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아동학대를 자진신고하면 책임이 감면되는 점을 이용한 것”이라며 “원장은 학대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학대를 일삼은 A씨는 평소에도 아이가 토를 하거나 크게 운 일이 있으면 부모에게 전화해 상세히 말해줘서 좋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그게 본인의 학대 때문에 벌어진 일이란 걸 알게 되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집 CCTV 영상을 확보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파악을 마치는 대로 서울경찰청으로 사건을 이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