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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선 불매운동-중국선 수입규제’ 이중고 빠진 中계 호주기업

‘호주선 불매운동-중국선 수입규제’ 이중고 빠진 中계 호주기업

기사승인 2021. 06. 2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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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 역대 최저
소셜미디어에서 불매운동에 시달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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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호주 기업들이 중국 호주 모두에게 외면당하고 있다./사진=AP통신
중국 투자를 받은 호주 기업들이 중국과 호주 모두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호주인의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역대 최저로 떨어지는 등 한 번 틀어진 관계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소유 호주 기업들이 호주 소비자들의 불매운동과 중국의 수입 규제로 이중고에 시달리며 막대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년 전 중국 기업에 인수된 호주 킬리카논 와인이 대표적이다. 이 업체는 올해 와인을 단 한 병도 중국에 수출하지 못했다. 중국이 호주산 와인에 대한 수입관세를 갑자기 인상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중국에 보냈던 와인을 호주에 다시 가져온 후 벌어졌다. 호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중국 소유 양조장 40여곳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다. 킬리카논의 총지배인인 트래비스 풀러는 “와인 클럽 회원 중 10% 이상이 캠페인의 결과로 탈퇴했고 지역 판매에 타격을 입었다”고 토로했다.

호주와 중국 사이에서 곤란한 처지에 빠진 것은 큰 규모의 회사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중국 양주 석탄공사가 투자한 호주 양콜 오스트렐리아의 데이비드 몰트 대표는 “호주 정부와 대화를 할 때 우리는 중국회사가 된다. 그리고 중국에서 우리는 호주회사로 취급받는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중국은 자국 기업들이 호주에서 증가하는 차별에 직면해 있다고 불평한다. 호주 주재 중국대사는 지난 4월 “호주가 106개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며 일부 중국 지원 기업들은 사업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호주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로 남아 있다. 철광석 무역이 주를 이루는데 공교롭게 철광석에는 어떠한 관세도 부과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자 호주인의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시드니 소재 싱크탱크인 로위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러시아나 이란보다 낮았다. 대다수의 호주인들이 중국을 경제적 동반자로 여기기보다는 안보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호주 투자에 대해 염려한다는 응답은 5년 전 20%에서 올해 79%로 급증했다. 호주인의 절반 이상이 양국 관계 긴장을 심화시킨 것은 중국 탓이라고 믿고 있었다.

중국과 대결하는 미국에 대한 지지와 호감도는 급등했다. 작년보다 10% 증가한 60% 이상의 호주 국민이 미국을 신뢰한다고 답했다. 75% 이상은 미국이 호주 방위를 도와줄 것으로 믿는다고 응답했다. 중국인의 호주에 대한 인식도 급변했다. 환구시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중국인 40% 이상은 호주를 군사적 위협으로 여기고 있었다.

로위 연구소의 여론 및 외교 정책 프로그램 책임자인 나타샤 카삼은 “이런 현상은 다문화적이고 다양해야 할 우리 사회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불신의 심화는 중국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유산을 가진 지역사회 단체와 호주인들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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