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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농업·농촌의 가치를 지켜주세요

[기고] 농업·농촌의 가치를 지켜주세요

기사승인 2021. 06. 3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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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형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송민형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송민형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며칠 전 갑자기 쏟아진 우박으로 인해 전국 농가에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일어난 피해 기사를 읽고 작년에 전국을 휩쓸고 간 수해의 아픔이 연상됐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재해가 보여준 속도에서 오는 공포감 때문이었다. 작년에 수해 피해를 입은 농가를 잠시 도와드린 적이 있었다. 자신이 살던 집 지붕높이까지 물이 차오르는 데에 필요한 시간은 단 하루였다고 피해주민은 말했다. 어제까지 자신이 눕던 집 바닥을 말 없이 철거하던 그 어른의 허탈한 표정과 방구석에 젖은 채로 널려있던 가족 사진이 고통의 깊이를 대신 말해줬다. 장마를 앞두고 발생한 우박피해가 더 큰 피해의 전조가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

‘우리 농촌과 농업의 내구력은 얼마나 남았을까?’ 농업·농촌 관련 기사들을 보고 문득 뇌리에 찾아온 의문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악화된 농촌 일손 부족과 따라오는 인건비 증가, 재해로 인한 피해, 여전히 불안정한 농산물 가격과 수급 불안, 마치 이런 상황들의 복합적인 결과인 것 같은 소득 양극화, 투기판이 되어가는 농지 등 이런 무시무시한 일들이 소용돌이치는 현실 한가운데에 우리 농민들이 처해있다.

이럴 때 무엇보다 간절하게 필요한 것이 국민적 관심이다. 작년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실시한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도시민들은 대체로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가 크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생각의 간극은 아직 남아있다. 농업·농촌의 가치에 대해 도시민들은 안정적인 식량 공급에, 농업인들은 환경 보전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도시민들에게 있어서 농업은 육체적으로 너무 힘든 데에 비해 수입은 낮은 직업 중 하나이며 농촌에서의 생활은 여전히 불편한 점이 많다. 우리의 이웃, 농업인들은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생명창고와 농촌 공동체를 지키고 있다.

농업의 헌법가치 반영, 농가기본소득과 같은 경제적 지원, 농지법 개정 등은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반영한다면 우리 농업·농촌에 분명 유익한 지원일 것이다. 그러나 농업·농촌을 지키는 데에 무엇보다 큰 힘은 국민들의 응원이다.

우리에게 먹거리를 생산해주고 자연을 지켜나가는 이웃에 대한 존중과 격려를 표해 그들의 자부심을 북돋아줘야 한다. 우리는 우리 먹거리 소비, 일손 돕기, 농지를 투기의 대상으로 보지 않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을 응원할 수 있다. 눈 앞의 이익보다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하는 독자 여러분들의 따뜻한 지혜를 갈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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