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용인시 공직자들의 면종후언(面從後言)

기사승인 2021. 07. 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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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2부 홍화표 기자.
홍화표 기자.
앞에서는 순종하고 복종하는 척하면서 돌아서서는 이러쿵저러쿵 말을 만들고 욕을 하는 것을 면종후언(面從後言)이라 한다.

경기 용인시의회 한 시의원이 상임위에서 추경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부서 공무원에게 한 말을 두고 온라인 게시판에서 뒷말이 무성해 면종후언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지난 16일 용인시 내부전산망 ‘소통과 공감’에는 ‘용인시의회의 현주소’란 제목으로 “왜 대답 못 해요. 확인 안 했나요? 시의회를 무시하고 모독하는 겁니까? 이번 추경 상임위에서 000 시의원의 발언”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그러자 글을 읽은 공무원들은 “공사나 물품구매 청탁이나 말지”, “모독”, “공무원 되기 전엔 몰랐는데 시의원들(100% 다는 아니겠지만) 레벨이…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업체 부탁하는 시의원 있어요”, “시의회 주차장… 다른데는 이중주차 등 주차난이 심각한데 시의회 주차장은 텅텅 비어있어 모습을 보니 특권이다”, “공무원 고유업무에 갑질은 아닌 것 같습니다” 등의 시의원들을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다.

이로 인해 일부 용인시의원들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나타난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왜 대답 못 해요. 확인 안 했나요? 시의회를 무시하고 모독하는 겁니까?” 정도의 시의원 질책에 대한 반응치고는 공직자와 시의원들간 ’불신의 늪‘이 깊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

공직자와 시의원은 서로 소통을 말하지만 실상은 면종후언(面從後言)이란 쳇바퀴만 돌렸을 뿐이다.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면종후언을 역(逆)으로 하는게 반드시 필요하다. 앞에서는 소신껏 바른 목소리를 내고 돌아서서는 뒷말이 없어야 한다.

또 공직자와 시의원은 ’시민 삶의 질 향상‘이란 목표를 향해가는 동반자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시의원에 대한 비아냥거리는 댓글보다는 시의회의 현안 문제점에 대한 개선의 화두를 던지고 해법을 모색하는 건전한 소통의 창구와 조직문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물론 시의원들의 역량 강화와 자질 향상도 시급한 선결과제임은 분명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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