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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KB증권 첫 중간배당을 바라보는 시선

[취재후일담] KB증권 첫 중간배당을 바라보는 시선

기사승인 2021. 07.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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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출범 이래 처음으로 올해 중간배당을 실시합니다. 배당금 규모는 700억원으로, KB금융지주가 전액 수령합니다. 통상 배당은 기업이 주주가치를 실현하는 차원에서 시행합니다. 주주와 성과를 공유하는 주주친화 경영의 일환인 것이지요. 특히 중간배당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KB증권의 이번 중간배당은 일반적인 주주 가치나 통념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KB증권은 소액 주주를 보유한 상장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독 주주 KB금융지주가 배당금 100%를 가져가고 이는 지주의 이익잉여금으로 쌓입니다.

KB금융지주도 KB증권 발표 다음날인 22일 창립 이후 최초로 중간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1주당 750원으로, 같은 날 중간배당 소식을 알린 하나금융지주(1주당 700원)보다 더 센 금액을 제시했습니다. 지주사 중 유일하게 매해 중간배당을 해오던 하나금융지주도 기존(1주당 500원)보다 높은 금액을 책정했는데, KB금융은 이보다 더 높은 금액을 쏘기로 한 겁니다. 소액 주주 비율이 73%에 달하는 KB금융지주가 그간 당국의 ‘배당성향 20% 제한’ 조치로 불만이 커진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필수 조치였습니다. 문제는 3000억원에 육박하는 배당 자금을 당장 어떻게 마련하느냐였습니다.

지주를 돕기 위해 KB증권이 뛰어들었습니다. 돈 잘 버는 KB증권이 첫 중간배당을 실시하며 지원사격에 나선 거지요. KB증권은 지난해 매출 10조원 시대를 열었고 영업이익 5000억원을 돌파했는데요,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4934억원을 기록하며 이미 지난 한 해 영업이익을 턱 밑까지 달성했습니다. 다른 금융지주가 부러워할 정도로 KB증권 역할이 점점 도드라지고 있는 겁니다.

이는 투자은행(IB)에 정통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KB금융지주가 2016년 현대증권을 인수할 때만 해도 너무 비싼 값에 샀다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KB금융지주가 써낸 인수가격은 1조2500억원으로, 당시 현대증권 주가를 고려했을 때 시장 가치의 3배가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윤종규 회장은 인수전을 진두지휘하며 강력하게 밀어붙였고 ‘라이벌’ 한국금융지주와의 마지막 2파전에서 결국 승리했습니다. 윤 회장의 통 큰 베팅으로 KB금융지주는 단숨에 신한금융지주와 어깨를 견줄 수준으로 급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의 호흡도 큰 힘을 발휘합니다. 윤 회장은 불완전판매 논란 속에서도 두 대표를 연임했고, 두 대표는 이를 좋은 실적으로 보답하고 있습니다. 인사 조치 없이 두 대표를 한 번 더 믿기로 한 윤 회장의 판단이 옳았던 겁니다. 6개월 만에 지난 한 해 영업이익의 절반을 달성한 KB증권, 앞으로 그룹 내에서 존재감을 얼마나 더 뽐낼지 기대해봐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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