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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농업인 건강과 안전 위에 미래 농촌 세워지길

[기고]농업인 건강과 안전 위에 미래 농촌 세워지길

기사승인 2021. 08.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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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남원장님1
김상남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수박과 참외를 잘 잘라서 한입 ‘아삭’ 베어 물면 입안 가득 차오르는 달콤한 향과 즙에 잠시나마 더위는 잊고 땀은 쏙 들어간다.

수박과 참외는 포복성 작물이라 순 제거와 수확 등 작업 대부분을 엎드려서 해야 하기에 농업인의 허리와 다리, 무릎에 큰 부담을 준다.

한여름 더위와 싸워가며 일일이 수작업해야 하는 담배와 고추부터 그늘 없는 밭에서 허리를 숙이고 내내 일해야 하는 마늘, 양파까지, 농업인의 몸은 고달플 수밖에 없다.

농촌진흥청이 올해 발표한 ‘2020년 농업인 업무상 질병 조사’를 보면 지난해 농작업 관련 질병으로 1일 이상 쉰 농업인의 업무상 질병 유병률은 5.0%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이, 연령별로는 나이가 많을수록 업무상 질병 유병률이 높았다.

업무상 질병 분포는 근골격계 질환이 84.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기준 논농업 기계화율은 98.6%인 데 반해 밭농업은 61.9%로 아직 기계화가 안 된 부분이 많다.

거기에 농촌 고령화와 인구 감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노동력 확보가 어려워 기존 인력에 부하가 걸린 상태이다.

장기적으로 농업인의 건강을 지키는 농업인 안전재해 예방 기술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첨단 디지털 온실을 이용한 참외 시설 디지털농업기술 연구를 시작했다.

첨단 디지털 온실은 반 밀폐형 온실로 복합 환경관리를 통해 효율적인 환기와 냉·난방이 가능해 일 년 내내 참외를 재배할 수 있으며, 무인 방제기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병해충도 예방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수직 재배법을 도입한 것이 큰 특징이다. 지면에 심어 줄기를 위로 올려 재배하는 올림 재배, 공중에 심어 줄기를 아래로 내려 재배하는 내림 재배, 허리 높이의 작업대에 참외를 심는 베드 재배 등 3가지 방식에 대해 농작업 강도를 조사하고 있다.

인체공학적 작업 자세 평가(REBA) 결과, 수직 재배의 위험 수준은 2~3점으로, 포복 재배(8~10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농업 활동과 관련된 농업인의 재해현황을 파악하고, 예방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매년 1만여 농가를 대상으로 ‘농업인의 업무상 질병 및 손상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서 얻은 데이터들은 앞에서 소개한 참외 시설 디지털농업기술처럼 농작업별 위험을 줄이기 위한 연구에 활용하게 된다.

농업인 안전보험의 사회보험화 등 농작업 재해예방 관리에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농업인의 질병과 손상이 아닌, 농업인의 건강과 안전을 토대로 우리 농업과 농촌이 튼튼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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