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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대 넘어 무관심” 금감원 수장 공석 3개월…인사검증마저 올스톱?

“홀대 넘어 무관심” 금감원 수장 공석 3개월…인사검증마저 올스톱?

기사승인 2021. 08.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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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인사검증 단계서 계속 지연
"금융위 후보추천 소극적" 지적도
이쯤 되면 ‘홀대’가 아니고 ‘무관심’이다. 3개월째 공석인 금융감독원장 얘기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수습과 우리 경제 뇌관이 되고 있는 가계부채 관리, 가상자산 거래소 관리감독, 금융감독체계 개편 등 현안이 산더미로 쌓여있지만, 이를 맡을 감독당국 수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관료 출신에 교수들까지 하마평이 무성했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없는 상태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관료 출신들은 스스로 고사했고, 교수 출신의 경우 금감원 내부 반발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인사검증에 올라간 인물이 있지만, 검증 체계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금감원장 후보를 추천하는 금융위원회도 예전만큼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는 말도 있다. 갈등을 빚었던 이전보다 공석인 지금의 금감원을 컨트롤하기가 더 낫다는 판단에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근익 금감원 수석부원장과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등 몇몇 인물이 금감원장 후보로 청와대 인사검증에 올라가 있지만, 검증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금감원장 후보들이 청와대 인사검증에 들어가 있지만 진행이 안 되고 있다는 말이 있다”라며 “해수부 장관과 감사원장 등도 비어있는데, 금감원장은 현재 청와대 관심을 못 받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장 마땅한 인물을 찾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김용범 전 기재부 차관과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사 등 관료 출신들이 유력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현재는 이들을 포함해 관료 출신 대부분이 금감원장 자리를 거절했다. 금감원장의 임기는 정해져 있지만, 보통 정권과 함께 움직인다. 내년 5월이면 정권이 바뀌기 때문에 새로 오는 금감원장은 1년도 안 돼 교체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교수 출신들이 지속 거론되고 있지만, 교수 출신에 대한 금감원 노조 반발이 부담되고, 인사검증도 통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금감원장 후보를 추천하는 금융위가 적극적이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윤 전 원장 시절 금감원과 금융위는 잦은 갈등을 빚어왔는데, 지금의 관계가 금융위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추천하고 청와대가 임명하는데, 금융위가 일부러 공석 상태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있다”라며 “키코 재조사와 특사경 문제 등 갈등이 많았던 윤 전 원장 시절보다는 지금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감원 수장 공백이 길어지면 현안을 해결할 시기를 놓칠 수 있다. 금감원은 사모펀드 사태를 마무리 짓고, 터질 듯 부푼 가계부채 관리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부실 감독과 관련해 감사원 지적을 받아온 만큼 이 역시 해결 과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장 공백이 지속되면 금융권 관리 감독 업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이는 ‘금융권 봐주기’로 보일 수 있다”라며 “쌓여 있는 현안을 해소하고, 금융권 관리 감독 업무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금감원장을 선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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